한 건물 두 산후조리원 주인들의 ‘막장 드라마’

한 건물 두 산후조리원 주인들의 ‘막장 드라마’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6-03-21 22:52
업데이트 2016-03-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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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넘긴 前주인 동명으로 영업… 간판 훔치고 전화번호도 빼돌려

자신이 넘긴 산후조리원 건물의 다른 층에 같은 이름의 산후조리원을 차려 영업을 방해한 전 주인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부장 신광렬)는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A(48)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피해자 B씨는 2014년 4월 자신의 산후조리원이 자리한 경기 고양시의 한 건물 6층에 똑같은 이름의 산후조리원이 문을 연다는 광고 현수막을 목격했다. 알고 보니 이 광고는 산후조리원을 팔고 나간 전 주인 A씨가 내건 것이었다.

A씨는 심지어 B씨 산후조리원의 대표 전화번호도 몰래 명의변경해 자신의 상담실로 옮기고, 건물 내 기존 표지판에서 B씨 산후조리원을 지운 뒤 자신의 산후조리원만 안내하도록 했다. 산모가 B씨의 산후조리원에 가려고 해도 자연스레 전 주인의 산후조리원으로 발걸음을 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A씨가 이런 행동을 한 건 계약 분쟁에 대한 복수 차원이었다. B씨는 2013년 1월 A씨에게 수억원을 주고 산후조리원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대해 “사고판 게 아니라 조리원을 담보로 B씨에게서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같은 해 12월 “산후조리원은 매매된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B씨는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긴 뒤에야 산후조리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었지만 이후에도 A씨의 횡포는 계속됐다. 재판부는 “A씨가 여러 업무방해를 저질렀다”며 “피해가 적지 않음에도 A씨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6-03-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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