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당·거지당에 흙수저당까지…총선 앞두고 군소정당 러시

폐지당·거지당에 흙수저당까지…총선 앞두고 군소정당 러시

입력 2016-03-15 07:34
업데이트 2016-03-1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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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허경영 등 이름 내건 정당에 일제강점기 내세운 정당도

4·13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진보·소수·특이 정당들이 앞다퉈 창당하고 있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관위에 공식 등록된 정당은 23개, 창당준비위원회가 등록된 곳은 19개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을 제외하면 등록된 원외 정당이 19개, 창준위가 19개로 무려 38개 정당이 창당됐거나 창당을 준비중인 셈이다.

이 가운데는 진지하게 원내진입을 노리는 진보정당도 있지만 원내 진입보다는 단체활동을 위해 만든 정당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허경영 전 공화당 총재를 지지하는 정당도 나왔고, 공화당과 한나라당 등 과거 수권정당의 이름을 쓰는 정당도 등장했다.

◇ 흙수저·농민·노동자 대변 진보정당 창당

지난달 27일 창당한 민중연합당은 청년이 주축이 된 ‘흙수저당’과 농민이 중심이 된 ‘농민당’,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비정규직철폐당’의 연합 정당으로 만들어졌다. 세 정당이 각기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도 선거에서는 민중연합당이라는 이름으로 힘을 합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들은 청년실업과 밥쌀 수입 금지, 비정규직철폐 등을 전면에 내걸었고 의료비 면제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지키기, 세월호 문제 해결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노숙농성을 해온 ‘한일합의 무효 대학생대책위원회’ 정수연(28·여) 상황실장은 최근 민중연합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청년의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울려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으로 노동운동과 시민사회활동에 주력하는 권영국 변호사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내는 온라인 정치 플랫폼을 지향하는 시민혁명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만들어진 정당은 아니지만 최근 구교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을 당대표로 선출한 노동당은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을 제안한 용혜인(26·여)씨를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했고, 녹색당도 탈핵·환경·성소수자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유권자 이목 끌기에 나섰다.

◇ 원내 진입보다 장애인·유가족 활동 위한 정당

이름부터 독특한 폐지당은 원내 진입을 위한 정식 정당이라기보다는 정당의 이름을 빌려 장애인의 권리를 찾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정당이다.

장애인 단체가 줄곧 요구해온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이번 20대 총선 기간에 여론화해 주요 쟁점으로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다.

대시민 활동을 위한 모임이므로 정당 등록이나 창준위 등록 절차도 굳이 거치지 않았다.

반면 거지당은 ‘10%의 부자가 아니라 90%의 거지를 위한 정당’을 내세우고 정식 정당을 지향한다.

19대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해 153표를 얻은 김준수 거지당 대표는 “성경에 예수가 그물을 던지라는 곳에서 물고기 153마리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지난 번 내 득표수는 기적의 숫자”라며 당의 성공을 자신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유가족으로 구성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일본군위안부인권정당과 일제강점기피해자보상정당 등 일제강점기 관련 정당 창준위가 둘이나 등록된 것도 이례적이다.

최용상 일제강제동원피해자일본군위안부인권정당 창준위 대표는 “두 정당 창준위가 최근 통합돼 곧 정당등록 예정”이라며 “원내 진입보다는 유가족 활동을 위한 당이지만 비례대표 후보는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 공화당·한나라당 재등장…반기문·허경영 내건 정당도

공화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과거 수권정당의 이름으로 등록된 정당들도 있다.

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전 선경일보 사장이 대표를, 한나라당은 과거 자유평화당에 있었던 이태희 씨가 총재직을 맡고 있다.

2년 전 창당한 민주당은 김민석 전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이끌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름을 내건 정당이 무려 4개(등록정당 2개, 창준위 2개)나 되는 것도 20대 총선을 앞둔 싯점에서 특이현상이다.

17대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갔던 허경영 전 공화당 총재를 지지하는 개혁친허연대도 허 전 총재 측근으로 알려진 박경자씨를 대표로 해 창준위 등록을 해둔 상태다.

박 대표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문제 있는 사람, 철수만 하는 사람, 무대만 좋아하는 사람 말고 국가 경영을 ‘허(許)’한 사람을 택해달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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