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3층 소주병 던져 잡고보니 70대 할머니

아파트 13층 소주병 던져 잡고보니 70대 할머니

입력 2016-02-19 22:15
수정 2016-02-1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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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3층에서 여러 차례 소주병을 투척한 70대 할머니가 경찰의 기지로 두 달 만에 덜미를 잡혔다.

17일 오후 7시 40분께 부산 중구 한 아파트에서 소주병이 떨어져 주차차량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여러 차례 소주병이 떨어져 차량 4대가 부서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제2의 용인 캣맘 사건’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수거된 소주병 등을 감식했으나 지문 등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아파트 주민 중 누군가 고의로 소주병을 던진 것으로 추정할 뿐이었다.

지난달 27일 또 소주병 투척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조사를 벌이던 영주파출소 김모 경사와 이모 순경이 특정회사 과일맛 소주병 파편을 발견했다.

이들은 인근 마트에서 탐문수사를 벌여 아파트 주민 중 한 할머니가 과일맛 소주를 사간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어 마트 주인의 협조를 받아 마트에 비치된 모든 과일맛 소주병(18병)에 검은색 표시를 했다.

18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소주병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김 경사 등은 현장에서 검은색 표시가 된 소주병을 발견, 마트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해 자신의 집에 있던 김모(74·여)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마트 CCTV와 검은색 표시가 된 소주병 등 증거물을 제시했다.

김씨는 술을 마시고 소주병을 던졌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지병으로 불면증을 겪었고 소주를 마시라는 주변의 권유로 순한 과일맛 소주를 먹었다”며 “남편에게 술 먹은 사실을 숨기고자 베란다에서 여러 차례 소주병을 던졌고 정확한 횟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중부경찰서는 범행의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재물손괴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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