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했다” 고백 후 자살…17시간 만에 남녀주검 발견

“살인했다” 고백 후 자살…17시간 만에 남녀주검 발견

입력 2015-08-10 22:59
업데이트 2015-08-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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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용의자 50대 남성 사망에 범행동기 ‘오리무중’

울산의 한 기업체 식당에서 5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나란히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은 경찰 112상황실에 걸려온 한 통의 신고전화가 발단이었다.

1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의 한 기업체 가건물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사건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의 한 기업체 가건물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사건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6시께 경북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는 다급한 목소리의 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아버지가 ‘사람 2명을 죽였다. 나도 농약을 먹고 죽겠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자살이 의심된다는 A(56)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기지국에서 마지막으로 수신된 점을 확인, 오후 7시 45분께 관할 경찰에 사건을 통보했다.

이에 울산 울주경찰서는 즉각 형사들을 동원해 기지국 주변을 수색했고, 오후 9시 16분께 상북면의 한 산업단지 인근 야산에서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약 50m 떨어진 곳에서는 A씨의 차량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의식이 있었던 A씨는 “정말 사람을 죽였느냐”는 경찰의 잇단 추궁에 “물을 달라”는 엉뚱한 말을 하면서도 ‘식당’이라는 말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발견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직전 남긴 ‘식당’이라는 말이 범행 장소를 암시했을 가능성에 주목, 112상황실에 “울산 전역의 식당에서 강력사건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튿날 날이 밝도록 별다른 신고가 없어 안도의 한숨을 쉬던 경찰이 바빠진 것은 오전 11시 15분께.

상북면의 한 기업체에서 “문이 잠긴 식당 휴게실 안에 식당 운영자 B(56)씨와 종업원인 C(62·여) 씨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 첫 번째 신고가 접수된 지 약 17시간이 지난 뒤였다.

B씨와 C씨는 약 6개월 동안 동거한 사실혼 관계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숨진 두 남녀의 목에는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깊은 상처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피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고, 전날 신고와의 관련성에도 주목했다.

임시 건물인 휴게실은 식당 운영자인 B씨 등이 휴식을 취하거나 가끔 잠을 자는 공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기업체는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A씨가 발견된 지점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정황상 A씨가 숨지기 직전에 내놓은 ‘살인 고백’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경찰은 이 기업체 출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 전날 오후 A씨가 흉기가 든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들고 회사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아울러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농약을 마신 것으로 확인했고, 숨진 지점 인근 야산에서 빈 농약병도 발견했다.

경찰은 모든 정황과 증거를 종합할 때 A씨가 B씨와 C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A씨가 숨진 상황에서 범행 동기를 밝혀내기가 어렵다고 보고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는 한편, A씨와 숨진 남녀가 어떤 관계인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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