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저격수, 론스타와 뒷거래 혐의

투기자본 저격수, 론스타와 뒷거래 혐의

입력 2015-02-05 00:10
업데이트 2015-02-05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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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前대표에 ‘8억 수수’ 체포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 7000억원을 챙겨 ‘먹튀’ 논란을 일으킨 사모펀드 론스타의 투기 고발에 앞장서 온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52) 대표가 ‘감시 대상’이었던 론스타 측으로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거됐다. 시민사회단체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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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연합뉴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지난 3일 장 대표를 배임수재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장 대표의 자택에서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장 대표에게 돈을 건넨 유회원(65)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도 함께 체포했으나 이날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장 대표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2011년 9월 유 전 대표 측으로부터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돈거래 시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대표의 파기환송심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장 대표가 재판에 협조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 전 대표는 2003년 11월 론스타 임원진과 공모, ‘허위 감자설’을 유포하는 등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2007년 기소됐다. 당시 론스타 수사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다 2004년 2월 해고된 장 대표의 공이 컸다. 해고 이후 투기자본감시센터 활동을 시작한 장 대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등 론스타 측을 압박하며 검찰을 상대로 수사를 촉구했다.

유 전 대표는 2008년 2월 1심에서 유죄, 같은 해 6월 2심에서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1년 3월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이 주목하는 시기는 이때부터 같은 해 10월 파기환송심 선고까지다. 검찰은 장 대표가 사실상 유죄 선고가 예정된 유 전 대표 측에 접근해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 대표가 재판부에 개인적으로 유 전 대표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유 전 대표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한편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을 지낸 장 대표는 2005년부터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 운영위원, 정책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지난해 1월에는 안철수 의원의 창당 준비 조직인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데 이어 4월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자 자격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장 대표는 “해고 기간 발생한 임금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해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는 시민단체의 주요 간부가 개인적 사유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장 대표를 파면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5-0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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