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같은 펜션 바비큐장은 불법시설…당국 부실관리

’화약고’같은 펜션 바비큐장은 불법시설…당국 부실관리

입력 2014-11-16 00:00
업데이트 2014-11-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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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연면적 1천㎡에 못 미쳐 안전 점검대상서 제외바비큐장 온통 가연성물질…올해 소방·안전점검 ‘전무’

화재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전남 담양의 펜션은 아니나 다를까 ‘안전 사각지대’에 있었다.

불이 난 펜션 바비큐장은 건축물 대장에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이었고 자치단체는 소방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을 방치했다.

16일 담양군에 따르면 H펜션 바비큐장은 건축물 대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물이었다.

건축물 대장에 이 펜션의 대지면적은 1천236㎡, 연면적 415㎡, 건축면적 315㎡로 돼 있다. 건축물 현황은 가동 1~2층, 나~라동 1층 등 대부분 숙박시설 용도였으며 가동 1층 일부는 일반음식점이었다.

가동은 적벽돌·슬라브 구조, 나~라동은 일반 목구조와 목조지붕 구조라고 적혀 있다.

가동은 본관 건물, 나머지 동은 황토집 형태의 객실인 것으로 보인다.

바비큐장은 건축물 대장에서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별채형 황토집이 9채가 있는 실제 객실 배치도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대장에 신고된 1동이 연결된 형태의 건물이어서 숙박용 건물 신고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담양군 측은 전했다.

담양군의 한 관계자는 “바비큐장은 건축물 신고를 하지 않고 임시 시설물로 쓴 것 같다”며 “벽과 지붕이 있으면 건축물로 봐 신고대상인 만큼 현장에서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운영해온 펜션의 건축물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부실한 관리실태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H펜션은 연면적이 1천㎡에 못 미쳐 안전 점검대상도 아니었다.

2005년 5월 숙박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펜션은 위생 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군에서 위생 점검을, 소방서에서 지난해 7월, 2012년 8월 등 부정기적으로 소방시설 점검을 해왔다.

최근 각각의 점검에서 특별한 지적사항은 없었다. 올해는 겉핥기식 소방·안전 점검도 없었다.

불이 난 바비큐 파티장은 바닥은 나무,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억새로 돼 있어 화재 때 불이 옮아 붙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통상 바비큐장이 지붕이 뚫린 개방형 구조인 점을 고려하면 천장과 벽면이 막힌 바비큐장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숯불에 붙은 불을 끄겠다며 누군가 화로에 물을 붓는 순간 불길이 천장으로 옮아 붙으면서 급격히 확산했다고 한 부상자는 진술했다.

불길이 옮아 붙었다는 천장은 샌드위치 패널에 억새를 엮어 얹은 형태로 가연성이 매우 컸다.

숯불 등 화기를 다루는 데다 구조물도 화재에 취약했던 바비큐장에는 변변한 소방 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생존자는 “바비큐장에는 소화기가 없었고 다른 객실 부근에서 겨우 찾았다”고 말했다.

하나뿐인 출입구 또한 26명(소방서 추정)이 한꺼번에 탈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관리 책임이 있는 담양군은 사정이 이런데도 불이 붙으면 ‘화약고’나 다름없는 바비큐장은 물론 펜션 전체에 대한 안전 점검을 수년간 전혀 하지 않았다.

담당 부서의 한 관계자는 “발령받은 뒤 점검한 사실이 없으니 지난해부터는 점검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 이전에 점검이 있었는지는 확인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재사건은 수사 중인 이용석 담양경찰서장은 “관련 서류를 입수해 위법성에 대해 철저히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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