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시신 내손으로” 추락헬기 구조대원 애틋한 마음

”동료시신 내손으로” 추락헬기 구조대원 애틋한 마음

입력 2014-07-20 00:00
업데이트 2014-07-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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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 뒤 트라우마 시달리며 고통받아

“동료의 처참한 시신을 수습하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17일 오전 광주 광산소방서 119구조대는 “도심에 비행기가 추락했으니 곧바로 출동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구조대원 12명은 대형 인명 피해를 직감하고 서둘러 장비를 챙겨 출동하는 구조차에 몸을 실었다.

사고 현장에 도착해 아파트, 학교, 상가 밀집 지역 한가운데에 추락한 헬기의 시커먼 잔해를 목격하고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옆 아파트와 학교가 아닌 인도에 추락한 사실을 깨닫고는 안도감이 잠시 들었다.

충격 당시 폭발과 화재로 헬기는 동체 일부만 남아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말해 주고 있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고 현장. 헬기가 충격하면서 만들어진 움푹 팬 구덩이.

처참한 상태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 순간 헬기 인근에서 발견된 시신의 옷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119 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추락 헬기가 소방헬기이고 희생자들이 동료 소방대원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스쳐갔다.

첫 시신을 수습하고 구덩이를 수색하기 시작하자 폭발과 화재로 온전하지 못한 끔찍한 상태의 시신이 차례차례 발견됐다.

끔찍했지만 가족들의 품으로 시신이라도 온전히 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동료라면 더욱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들었다.

2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시신을 최대한 수습할 수 있었다.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수습이 끝나고 경찰에 시신을 인계한 뒤 헬기 탑승자를 전해듣고는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

특전사 선후배이고 중앙 119 구조본부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는 대원들은 다시 한번 안타까운 죽음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광산소방서의 한 구조대원은 20일 “동료의 처참한 시신을 내 손으로 직접 수습했는데 소방관으로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겠느냐”면서 “밤마다 쉽게 잠이 들지 못하고 일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광주시소방안전본부는 헬기 추락 참사로 구조대원 일부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만큼 심리 지원 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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