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석 달…수색 지지부진, 애타는 가족들

세월호 참사 석 달…수색 지지부진, 애타는 가족들

입력 2014-07-15 00:00
업데이트 2014-07-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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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유속 수색 중단·재개 반복실종자 가족 “잊지 않았으면…”

세월호가 침몰한 지 어느덧 석 달이 됐다.

여전히 실종자 11명은 차가운 바닷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지만, 수색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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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계속된다”
“기다림은 계속된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석달이 돼 간다.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실종자는 11명.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 하루를 버텨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1천여명에 가까운 실종자 가족이 머물렀던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이제 20명만 남아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슬픔과 충격 속에서 서로 힘이 되던 실종자 가족들이 곁에서 하나 둘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 가족을 잃은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바람은 4월 16일 ‘그날’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서서히 지워져 가는 ‘망각의 강’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에게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 “아 파도여”…무심한 물살, 더딘 구조작업

사망자 293명, 실종자 11명(단원고 학생 5명·교사 2명·승무원 1명·일반인 3명).

지난달 24일 단원고 여학생 시신 1구가 발견되고 난 뒤 실종자 수는 11명으로 멈춰 있다.

민간 구난업체 ‘언딘’이 사고 초기부터 3달간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언딘’의 구조방식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 88수중개발로 교체했다.

’언딘’보다 잠수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이유로 ‘수중재호흡기’(Rebreather) 방식을 도입했지만, 검증잠수가 무산되기도 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매일 거센 물살에 맞서 힘겹게 선체 수색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체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무더위와 태풍, 장마까지 겹치면서 수색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태풍 너구리가 지나가고 물살의 흐름이 빨라지는 대조기가 됐지만, 정조시간에 맞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응급전문의와 응급구조사를 바지선에 상주시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잊지 않았으면…”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진도 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 20명이 남아 있다.

가족을 찾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빈자리가 늘어갔지만 남아 있는 가족들은 떠난 사람들이 쓰던 이불을 치우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불이나마 텅 빈 마음을 채우려는 듯, 체육관 바닥에 깔린 이불 위에는 남은 자들의 불안도 함께 깔렸다.

석 달이 흘렀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날씨에 관계없이 사고 해역 바지에 올라 수색 상황을 지켜보고,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는 팽목항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눈물도 마르고, 몸도 마음도 지쳐가지만, 반드시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다들 잊혀질까봐 체육관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마지막 한 명이라도 다 찾을 때까지 수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잊지 않겠습니다”…아픔 함께 나누는 진도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를 찾은 지원봉사자는 4만여명에 이른다.

실종자 가족을 배려하기 위해 만 23세 미만 신청자는 받지 않았지만, 여전히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구호 물품도 모포, 생수, 의류 등 77만2천730점이 접수됐다.

세월호 참사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진도는 최악의 불경기로 제2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진도 군민들은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과 함께하며 묵묵히 아픔을 이겨내고 있다.

참사 이후부터 자원봉사를 해 온 권율곡(48)씨는 “마지막까지 실종자 가족과 함께 할 계획”이라며 “가족을 잃은 슬픔에 마음은 아프시겠지만, 진도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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