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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교과서 채택…교사들 반발 전국으로 확대

교학사 교과서 채택…교사들 반발 전국으로 확대

입력 2014-01-03 00:00
업데이트 2014-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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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있었다” 양심선언…학생들은 대자보 등으로 반대동참

역사왜곡 논란이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재 선택에 외압이 있었다”며 양심선언을 하는 등 교사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일 경기도 수원 동우여고 국사담당 교사 A씨는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동우여고 국사교과서 교학사 선택은 교사들의 뜻이 아니었음을 밝힌다”는 글을 게재해 ‘외부 입김’이 작용했다고 폭로했다.

이 교사는 “교과서 선정을 두고 두달간 우리 학교 역사 교사들과 관리자들은 ‘어느 한사람’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명히 더 큰 누군가의 외압을 받는 학교장으로부터 몇 차례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며 “교사들은 사립학교가 갖고 있는 인간관계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요구대로 교학사를 올렸다”고 증언했다.

학교법인 경복대학교 계열인 동우여고 측은 “국사편찬위원회가 검정을 마친 교과서들을 놓고 학교 교육방침에 따라 선정했다. 외부에서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답했고, A교사의 양심선언에 대해서도 “별다르게 할 말이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A교사의 글이 알려지기에 앞서 이 학교 학생들이 작성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교내에 붙여졌으나 10분만에 철거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가 속속 공개되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각 지역 교사들과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교과서 선정위원회에서 학교장에게 결재를 올렸을 때 여러 차례 결재를 반려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선정위원회에서 고작 3위로 올려진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며 교학사 교과서 선정 학교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특별 감사를 요구했다.

대구에서는 포산고등학교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해 전교조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자율형·기숙형 공립고등학교인 포산고에서 채택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과서 채택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10월 항쟁 유족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조만간 포산고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도내 190개 고등학교 가운데 3곳이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된 경남지역에서는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와 전교조 경남지부 등 관련 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 진선식(53) 대표는 “이런 역사 교과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배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등 대응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도 조만간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지역 53개 고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현대고등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채택을 철회해달라’는 글이 10여개 올라오는 등 학생들의 반대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글쓴이들은 대부분 이 학교 졸업생들로 ‘다양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편중된 사고는 오히려 다양성을 저해한다’, ‘일제시대를 한국을 근대화시킨 시기라고 미화하는 교과서를 채택한 것이 부끄럽다’ 등의 내용을 올렸다.

이날 현재까지 파악된 지역별 교학사 교과서 선택 학교 수는 대구 포산고 1곳, 울산 현대고 1곳, 경남 3곳, 경기 3곳 등이다. 그 외 지역에서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없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당초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결정한 파주 운정고, 경북 성주고 등은 교사와 학생 등의 거센 반발에 계획을 철회하고 재심의하기로 했으며, 분당 영덕여고는 교과서 채택 포기를 재검토하고 있다.

한편 양철우 교학사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상명학원 인천 인명여고는 올해는 역사수업을 개설하지 않기로 해 논란에 휩싸인 역사교과서 채택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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