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 폐지수거로 모은 집 날릴 위기
독거노인에게 “아들처럼 생각해달라”며 접근, 친밀하게 지내다 주택담보로 거액을 대출받게 한 뒤 돈을 가로챈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은평경찰서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 돈을 빌려주면 두배로 불려주겠다며 1억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절도)로 방문판매업자 진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에 사는 A(62·여)씨에게 “주택담보로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주면 3개월 안에 2배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은행에서 1억5천만원을 대출받게 한 뒤 통장과 도장을 훔쳐 돈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인을 상대로 건강식품을 판매하던 진씨는 지난 2월 A씨가 돈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6개월간 A씨의 집을 오가며 실제 부모-자식처럼 막역한 사이로 지냈으며 용돈처럼 100만∼200만원을 받아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범행 후 한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진씨는 다시 A씨의 통장으로 1천만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나머지 돈은 대부분 도박이나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아온 A씨는 여관 청소, 폐지 수거 등을 하며 힘들게 마련한 집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씨의 뛰어난 화술과 친화력에 넘어가 A씨가 실제 자식처럼 의지한 것 같다”며 “피해 사실을 알고 나서 배신감으로 몹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