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이 전한 전두환 근황…”생애 가장 힘든 세월”

측근이 전한 전두환 근황…”생애 가장 힘든 세월”

입력 2013-08-06 00:00
업데이트 2013-08-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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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박해와 비난 이젠 일상…훗날 역사적 평가 괘념치 않아” 민정기 전비서관, 보도자료 배포하며 비판 여론 조목조목 응수

“간간이 기억력과 집중력이 감퇴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사리 판단은 분명하고 일상 생활도 정상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언론대응 창구 역할을 해온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6일 ‘보도 참고 자료’를 배포, 전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하면서 “(그가) 생애 가장 힘든 세월을 통과하고 있지만 심신은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검찰의 추징금 환수 노력과 더불어 최근 자신에게 쏟아진 사회적인 비난에 애써 태연한 모습을 나타내면서도 못내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 전 비서관은 “퇴임 후 25년 동안 가해진 박해와 비난과 능멸은 이제 일상이다. 요즘 상황이 새삼스럽지 않다”라며 “힘들어하는 가운데서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전 전 대통령에게 퍼부어진 여론의 십자포화 같은 비판에 날카로운 표현으로 일일이 응수해 눈길을 끌었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재산 29만원’으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압류된 유체동산 가운데 현금 재산으로 29만원짜리 통장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 매체가 사실을 왜곡해서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했다고 보도했고 그 뒤 많은 언론과 정치인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배짱을 부린다고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전 전 대통령에 한해 경호와 국립묘지 안장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민 전 비서관은 “특정인을 겨냥한 처분적 입법이 줄을 잇고 있는데 법조계에서 개탄의 목소리가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며 “우리 지식인 사회에 양식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전 전 대통령은 훗날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게될 것인가에 별로 괘념치 않는다. 육신의 흔적을 어떻게 남기느냐는 초탈해 있다”라며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아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이밖에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의 호화 골프 논란에 관해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그 2만불 시대를 만드는 데 공헌한 전직 대통령이 골프 좀 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인가”하고 되물었다.

민 전 비서관은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전 전 대통령 가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전 전 대통령 처남인 이창석은 검찰에 그동안 13차례나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가족은 지쳐가고 있고 이미 탈진 상태”라며 “누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서로 기색을 살피는 모습이 엿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 전대통령이 군 시절이나 대통령 재임때 부하에게 격려금 줄 일이 있으면 용처를 분명히 가려서 줬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도 생전에 군 지휘관인 전 대통령에게 격려금을 줄때 부대나 부하를 위해 사용할 몫과 집에 가져갈 몫을 따로 챙겨 줬었다”고 주장했다. 매사에 공과 사를 엄격히 가리는 것은 평생을 지켜온 생활 수칙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녀들의 사업활동에 종잣된 사용된 자금이 상속-증여 등으로 조성됐다며 그것은 전 전대통령의 장인이나 처남 또는 이순자 여사의 개인 재산에서 나온 것이지, 전 전대통령의 정치 자금에서 흘러들어간 것은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이 전 전 대통령의 지시나 위임에 의한 것이 아닌만큼 전 전대통령의 입장과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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