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울산 조폭, 세대교체하고 수면 위로

잠잠했던 울산 조폭, 세대교체하고 수면 위로

입력 2013-07-29 00:00
업데이트 2013-07-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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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패싸움 이어 시민 폭행까지…각종 이권 사업도

울산에서 10여년간 잠잠했던 조직폭력단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젊어지고 덩치를 불린 조직폭력배들이 각종 범죄로 처벌을 받는 사례가 부쩍 느는 것이다.

울산의 폭력조직 활동은 1980년대가 절정을 이뤘다.

목공파와 신역전파로 대표되는 당시 폭력조직은 치열한 세력싸움을 벌였다.

1989년 11월 중구 성남동의 당시 주리원백화점 앞에서 목공파 조직원들이 신역전파 행동대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 촬영 중인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2’도 이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과 경찰의 집중적인 관리로 폭력조직 활동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조직원의 역할과 규모를 알 수 있는 소위 ‘계보도’도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오다 사라졌다.

간혹 범죄에 연루된 조폭이 검거돼도 ‘조폭 추정세력’으로 치부됐다. ‘울산에는 이제 조폭이 없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러나 최근 그 추종세력들이 세를 확장해 다시 폭력조직의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1년간 울산경찰에 적발된 주요 조폭사건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남구 삼산동과 달동 일대 유흥주점 업주를 위협해 속칭 ‘도우미 여성’을 독점 제공하던 조폭 4명이 구속되고, 37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울산연합파’라는 신흥 조직을 만들어 업주들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위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300명의 도우미 여성을 고용해 보도방을 운영했다.

올해 5월에는 도심 한복판에서 조직끼리 흉기를 들고 집단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신목공파와 신신역전파 조직원 40여명은 지난 5월 9일 새벽 번화가인 남구 삼산동 대로변에서 20여분 동안 난투극을 벌였다. 안마시술소 등 유흥업소 이권을 두고 벌어진 싸움이었다.

이후 분이 풀리지 않은 두 조직은 소위 ‘대표선수’끼리 벌이는 1대1 싸움이나 화해를 빌미로 상대를 불러내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충돌했다.

최근에는 차량 경적을 울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운전자와 동승자를 폭행한 신신역전파 조폭 등이 무더기로 검거, 3명이 구속되고 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조폭들이 거리의 시민에게 직접 위해를 가한 것이다.

경찰도 조폭의 활동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으로 보고 1년여간 기획수사를 펼치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울산의 조폭은 6개 조직, 196명이다.

기존 목공파와 신역전파에다 이들 조직의 이름에 새롭다는 의미의 ‘신(新)’을 붙인 신목공파와 신신역전파, 동구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방어진파와 남목파 등이다.

여기에 언양과 온산지역에도 따로 분류되지 않은 소규모 폭력조직이 활동해 전체 인원은 200명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들은 주로 보도방, 불법대부업, 퇴폐 마사지업소, 사행성 게임장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직접 운영하다 적발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직원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젊지만 세력 확장을 위해 10대들을 영입하는 경쟁도 펼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고등학교 중퇴생들이 영입 대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도심에서 패싸움을 해 구속된 6명 가운데 2명은 10대 미성년자다.

경찰은 울산 폭력조직의 계보도를 새로 정리해 이들이 결속력을 다지고 세력을 키우기 전에 조기에 소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경찰에 검거돼도 자신을 ‘조폭’이라고 칭하는데 거리낌이 없을 정도로 대담함을 보인다”면서 “조직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각종 사업까지 펼치는 상황이어서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생산하는 범죄단체로 커지기 전에 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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