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혈육 찾은 ‘한인 2세’

38년 만에 혈육 찾은 ‘한인 2세’

입력 2013-07-29 00:00
업데이트 2013-07-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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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때 출생·결혼 이민 온 김롼씨 10년간 불법체류 전전… 사촌 오빠와 상봉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여성이 38년 만에 한국 땅에서 혈육과 재회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 2세 김롼씨가 지난 24일 대구의 한 식당에서 38년 만에 아버지의 혈육인 사촌 오빠 김병한씨 가족과 재회했다. 왼쪽부터 김병한씨, 김씨 부인, 김씨 어머니, 김롼씨 어머니, 김롼씨, 김롼씨 딸. 성동경찰서 제공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 2세 김롼씨가 지난 24일 대구의 한 식당에서 38년 만에 아버지의 혈육인 사촌 오빠 김병한씨 가족과 재회했다. 왼쪽부터 김병한씨, 김씨 부인, 김씨 어머니, 김롼씨 어머니, 김롼씨, 김롼씨 딸.
성동경찰서 제공


28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롼(44)씨는 1969년 미국 전기회사 기술자로 베트남에서 파견 근무를 한 한국인 아버지 김진락(76)씨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남 4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롼씨의 어린 시절은 유복한 편이었다.

베트남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75년 4월 아버지 김씨는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전쟁이 갑자기 끝나 버리면서 혼자 급히 베트남을 탈출해야 했다. 이후 남겨진 가족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김롼씨는 1998년 한국으로 결혼 이민을 왔지만 삶은 순탄치 않았다.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으로 1년 만에 파경을 맞은 김롼씨는 이후 10년을 불법 체류자 신세로 지내다가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어머니를 한국으로 초청한 김롼씨는 그동안 삶에 지쳐 잊고 지냈던 아버지를 찾아나섰다.

성동경찰서는 김롼씨 아버지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그가 베트남을 탈출하면서 한국 외교부에 여권을 신청한 사실을 파악, 신청 서류에 적힌 주소지를 되짚어 김롼씨의 사촌 오빠 김병한(54)씨를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롼씨 아버지의 다른 남매들은 모두 사망했고, 아버지 본인의 행방도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롼씨는 지난 24일 대구의 한 식당에서 사촌 오빠를 처음 만났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7-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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