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죽음 기억할 것’…조민수 수경 영결식

’의로운 죽음 기억할 것’…조민수 수경 영결식

입력 2011-07-30 00:00
업데이트 2011-07-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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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 시민 구하다 숨져..정부 옥조근정훈장 추서

“민수야, 네가 왜 거기 있는 거니, 왜…”

전역을 한 달 남긴 지난 27일 오후 9시40분께 범람 위기를 맞은 경기도 동두천시 신천변에서 철조망에 매달린 시민을 구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故) 조민수 수경의 어머니 승남희(47)씨는 계속해서 아들을 부르며 오열했다.

누나 민정(22) 씨는 어머니 옆에서 눈시울을 붉힌 채 허공만 쳐다봤다.

30일 오전 7시30분 경기도 수원 경기경찰청 기동단 연경장에서 거행된 조 수경의 영결식에는 유족 경찰관ㆍ전의경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의협청년’ 조 수경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 수경의 어머니와 누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자 동생을 잃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해 여경의 부축을 받아 영결식장으로 들어왔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은 목이 메어 추도사를 시작하지도 못하다가 한참만에 “경기경찰청장으로서 그의 헌신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곽경호 기동단장은 조사를 읊는 동안 몇 번이나 눈물을 삼켰다.

그는 “조 수경은 제대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으면서도 시민을 구하기 위해 거센 물살에 몸을 던졌다.”며 “그의 의로운 죽음을 경찰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도사와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영결식장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머니 승씨는 조사 도중 아들의 영정을 보며 “우리 아들 안 죽었어. 우리 아들 왜 빼앗아가”라며 울부짖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동료 정원혁(21) 수경은 “장래희망이 경찰이었던 민수는 평소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던 모범대원이었다”며 “우리는 영원히 너를 기억하겠다.”라는 말로 고별사를 마쳤다.

영결식 내내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조 수경의 아버지 공환(49)씨는 쓰러질 듯한 아내를 부축해 아들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누나 민정씨는 헌화도중 “누나가 다 잘못했다. 민수야.”라고 울먹이다 의자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가 진행되자 경찰관과 전의경은 연경장 양쪽에 늘어서 거수경례로 조 수경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남경필ㆍ김진표 등 국회의원과 ‘캠프 레드 크라우드’ 미군, 전의경 어머니회 회원 등도 참석했다.

행정안전부는 조 수경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고 경기지방경찰청은 그를 명예경찰관(순경)으로 위촉했다.

경찰은 조 수경의 흉상을 만들어 경찰정신의 상징으로 삼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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