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MBC 사장 돌연 사표… 그 배경은?

잘나가던 MBC 사장 돌연 사표… 그 배경은?

입력 2011-07-29 00:00
업데이트 2011-07-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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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는 이날 김 사장이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MBC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김재철 사장은 작년 3월 취임 후 마산(창원)MBC 사장과 진주MBC 사장을 겸임발령하며 의욕적으로 통합을 추진해왔다.

지역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합병이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헤칠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했으나 작년 9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의결됐고 두 지역 MBC는 방통위에 방송국 변경허가 신청서를 신청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난 5월에 이어 지난 20일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 결정을 내렸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광역화가 대세이며 광역화가 지역 주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줄 수 있다”는 주장과 “합병이 지역문화 창달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사의 표명은 방통위를 압박하기 위한 초강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MBC 관계자는 “김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지역MBC 통합이 난관에 부딪히자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며 “본인이 여러차례 간부회의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MBC 통합이 이전 최문순 사장이 추진했다 무산된 사안이고 방통위가 두 차례나 승인을 보류한 상황에서 김 사장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김 사장이 취임한 후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 등 신설 예능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고 광고 수입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경영 성과 면에서도 김 사장이 책임을 질 사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방문진에서도 김 사장의 사표 제출이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사표 제출과 관련해 사전에 언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급작스런 일이라 사표 수리를 위한 임시 이사회 소집 일정조차 아직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사의 표명이 내년 총선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고향인 경남 사천을 수시로 방문한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본인은 수차례 연관성을 부인했으나 MBC 노조를 중심으로 의혹의 시선은 여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단순히 통폐합 보류 사유라면 방통위 압박용일 뿐이기 때문에 사표 수리가 안 될 것으로 보지만 내년 총선을 겨냥한 행보일 수도 있다”며 “현재 사의 표명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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