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가 여성탓?” 도심서 노출의상 시위

“성범죄가 여성탓?” 도심서 노출의상 시위

입력 2011-07-16 00:00
업데이트 2011-07-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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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첫 ‘슬럿워크’…”여성 복장 성범죄 원인 아니다”

여성의 야한 복장이 성범죄의 원인이 아니라는 뜻을 알리고자 여성들이 몸에 꼭 끼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행진하는 ‘슬럿워크(Slut Walk)’ 시위가 16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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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시작해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슬럿워크(Slut Walk) 시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16일 서울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열렸다. 슬럿워크는 여성이 옷을 단정하게 입어야 성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항의하려고 여성들이 몸에 꼭 끼는 야한 옷을 입고 행진하는 시위로 이날 참가자들은 대한문까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시작해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슬럿워크(Slut Walk) 시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16일 서울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열렸다. 슬럿워크는 여성이 옷을 단정하게 입어야 성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항의하려고 여성들이 몸에 꼭 끼는 야한 옷을 입고 행진하는 시위로 이날 참가자들은 대한문까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연합뉴스


슬럿워크는 올해 초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 경찰관이 대학 강연 도중 “여성이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헤픈 계집’(Slut)처럼 입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항의하고자 4월 캐나다에서 시작됐으며 곧이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한국에서는 한 여성이 트위터에 슬럿워크 시위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이날 처음 열렸다.

슬럿워크 참가자 십여명은 이날 오후 2시께 비가 내리는 가운데 고려대에 모여 최근 발생한 의대생 성폭행 사건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교내를 행진했다.

미니스커트에 가슴까지 깊게 팬 상의를 입은 A(23ㆍ여)씨는 “트위터를 통해 행사취지와 일정을 알고 참가했다”며 “야한 옷을 입으면 ‘쉬운 여자’나 창녀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 원표공원으로 이동해 본 행사를 시작했다.

시위에는 상체에 브래지어만 착용한 차림을 비롯해 찢어진 망사스타킹, 꼭 달라붙는 원피스, 가슴골이 드러나는 상의 등 도발적인 의상이 등장했으며 미니스커트를 입고 여장을 한 남성 참가자도 있었다.

댄스공연과 남근석을 위협하는 듯한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으며 오후 4시께에는 참가인원이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공연에 이어 슬럿워크 참가자 일동은 선언문을 통해 “당해도 싼 사람은 세상에 그 누구도 없다”며 “우리는 ‘자유롭게 입을 권리’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를 외친다”고 밝혔다.

선언문 낭독 후 이들은 덕수궁 대한문과 원표공원 사이에서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했다.

행사 준비모임의 한 여성은 “최근 일어난 고대생 성추행 사건 등이 발화점이 돼서 여성의 복장이 성범죄의 원인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거리로 이동해 거리시위와 뒤풀이 공연을 했다.

슬럿워크 준비모임은 이날 모은 후원금을 ‘고대 성폭행 사건 대책위원회’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대해 시민의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이정섭(61)씨는 일부 참가자들의 남성 비하 발언을 두고 “행사를 준비한 취지는 좋지만 거리에서 순화되지 않은 언어를 그대로 외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주말이라 거리도 번잡한데 주최 측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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