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질린 일본인들’…日 최악 강진 체험기

‘공포 질린 일본인들’…日 최악 강진 체험기

입력 2011-03-11 00:00
업데이트 2011-03-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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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비롯해 태평양 연안 전역을 강타한 첫 강진이 발생한 11일 오후 2시45분께.

 연합뉴스 도쿄지사가 입주한 도쿄 도심의 시오도메(汐留) 미디어타워도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천장과 벽이 경련하듯 흔들리고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도호쿠 지방의 지진 충격이 수백㎞ 떨어진 도쿄 도심에서 느껴진다는 건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틀 전인 9일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도 도쿄 도심의 고층빌딩이 약 5분간 흔들리긴 했지만,이번에는 그런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의 여야 공방을 생중계하던 NHK 방송 화면 하단에 지진 경보 소식이 떴고,곧이어 재해 방송이 시작됐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일본 강진을 알리는 기사를 쓰는 동안에도 건물의 진동이 계속돼 공포를 느꼈다.진동이 격심해지면서 컴퓨터 옆에 쌓여 있던 책과 자료가 무너져 내려 자판을 덮쳤다.

 9일 지진 때만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도쿄 시민들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우왕좌왕하는 시민들은 공원 등 넓은 장소로 대피했다.공포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건물 내 한 직원은 연합뉴스 사무실에 들러 “괜찮으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NHK가 곧이어 알린 지진의 강도는 진도 7.도호쿠 내륙에서 관측된 진도가 7이라면 진원지인 해저에서 일어난 지진의 강도는 적어도 규모 8.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일 게 분명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지진 규모 발표 수치는 계속 높아졌고,일본 시민들의 공포도 커져만 갔다.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 규모를 7.9라고 밝혔다가 8.8,8.9로 거듭 수정했고,일본 기상청도 7.9에서 8.4로 높였다가 8.8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다고 고쳐서 발표했다.

 기사를 보내는 틈틈이 오사키(大崎)의 아파트 9층에서 겁에 질려 있을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려고 전화를 걸었지만,연결되지 않았다.시오도메 미디어타워 유리창 밖으로는 화재가 발생한 오다이바에서 도심을 향해 철로를 이용해 피난하는 회사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빌딩 밖 공터에는 건물에서 뛰쳐나간 일본 시민들이 모여든 모습이 목격됐지만,기자는 이미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도쿄만과 가까운 교도통신 빌딩에도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빌딩 밖에 보호벽을 설치하고,출입 통행을 제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여진으로 인한 빌딩의 진동은 오후 6시께에도 계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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