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더미 속에 파묻힌 광주…눈폭탄 ‘29cm’

눈더미 속에 파묻힌 광주…눈폭탄 ‘29cm’

입력 2010-12-31 00:00
수정 2010-12-3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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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146만 도시 광주가 눈더미 속에 묻혔다.

 29일부터 내린 눈은 31일 오전 8시 현재 29cm로 누계 적설량으로 2008년 1월 이후 2년 만에 맞는 눈 폭탄이다.

 당시 나흘간 내린 눈의 적설량은 41.9cm로 1938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양이었다.

 그러나 이번 눈 역시 새해 1일 새벽까지 최고 10cm 이상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당시 기록에 육박하거나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면서 광주시내 도로교통은 사실상 마비됐다.

 출근길 도로는 계속 쏟아지는 눈으로 제설차가 치우기가 무섭게 다시 쌓이는 등 차들은 거북이 걸음을 해야 했다.

 이면도로나 주택가 골목은 물론이고 시내 주요 도로 역시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일찌감치 승용차를 포기하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출근길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지하철로 가는 길도 쉽지 않은데다 광주시내 90개 시내버스 노선 중 37개 노선이 단축 또는 우회 운행되거나 버스들이 눈길에 서행하면서 경인년 마지막 날 각 직장에는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사정상 차를 끌고 나온 운전자들도 빙판길에 ‘곡예운전’을 했다.시속 10-20km로 서행 운전하면서 빙판길 사고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눈에 차가 갇혀 옴짝달싹 못하자 차를 밀다 못해 결국 차를 포기하고 걸어가는 모습이 시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경사로를 오르다 미끄러지면서 인접 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도 잇따랐다.

 일부 시민들은 눈이 무릎까지 차오른 인도를 피해 차도로 이동하면서 운전자들을 아찔하게 만드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처럼 시민들이 폭설에 불편을 겪은 가운데 각 구청이 제설 작업에 나섰지만 엄청난 양의 눈을 감당하기에는 한계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눈을 치우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영숙(40.여.회사원) 씨는 “어차피 계속 눈이 올 텐데 치워서 뭐하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산하 구청 등 공무원들은 평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빠른 오전 8시쯤 담당 구역에서 제설 작업을 벌였지만 치우기가 바쁘게 쏟아지는 눈폭탄 앞에서 속무무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광주시도 오전 6시 시청과 시 산하기관 전체 공무원들을 비상 소집해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이미 많은 눈이 쌓인 뒤라 뒷북만 쳤다는 지적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너무 많은 눈이 내려 제설차 3대로 새벽 내내 작업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직원들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 골목길 위주로 제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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