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ID 도용 네티즌 추적 “다른 빵집 아들이 사갔다” 경찰, 자작극 여부도 수사
‘쥐식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24일 게시물의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글과 사진이 경기 평택시의 한 PC방에서 작성된 사실을 확인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을 추적 중이다.또 문제의 빵을 사간 어린이가 근처 빵집 주인의 아들처럼 보였다는 주민 진술이 나옴에 따라 자작극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인근 빵집 주인이 정작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진술해 사실관계 여부를 좀 더 수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사진에 찍힌 영수증을 토대로 해당 매장의 CCTV를 분석해 지난 22일 오후 8시쯤 7~8세로 보이는 어린이가 밤식빵을 사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 문제의 식빵 사진이 남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게시된 것으로 추정하고 게시자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사진을 처음 올린 아이디 ‘가르마’는 경기 평택시에 사는 40대 남성인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경찰조사에서 “사진을 올린 적이 없고, 22일 저녁에 빵을 사지도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 게시자가 이 남성의 개인정보를 몰래 가져다가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진이 게재된 디시인사이드의 ‘과자, 빵 갤러리’는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고 실명을 확인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경찰은 “사진만 봐서는 빵에 들어 있는 이물질이 쥐가 맞는지도 알 수 없다. 사진 게시자와 빵을 사간 사람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두려움 탓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인지, 경쟁관계에 있는 빵집 주인의 자작극인지 네티즌의 종적이 묘연해 탐문수사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0-12-25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