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골프채 죄책감에 몰래 돌려주려다…

훔친 골프채 죄책감에 몰래 돌려주려다…

입력 2010-10-07 00:00
업데이트 2010-10-0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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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이 골프채를 훔쳤다가 양심의 가책을 못 이겨 주인에게 몰래 돌려주려다 절도 현장에 떨어뜨린 종이쪽지 때문에 경찰에 입건됐다.

7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5시께 성북구 하월곡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하던 박모(22)씨는 옆에 세워진 그랜저 승용차 트렁크가 열린 것을 발견했다.

트렁크에 다가가 안을 들여다본 박씨는 유명 상표가 붙은 골프채 2세트와 서류 가방 등 시가 4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발견하고 순간 욕심이 나 자신의 차에 물건을 실었다가 집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막상 처분하기도 마땅치 않은 데다 이웃의 물건을 훔친 게 미안해 1시간 만에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기로 하고 지하주차장에 갔지만 그랜저 승용차 주인은 이미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난 뒤였다.

당황한 박씨는 생각 끝에 경찰에 도움을 청해 물건을 돌려주기로 하고, 골프채와 서류 가방은 주차장에 내려놓고서 아파트 공중전화로 지구대에 전화해 “물건을 훔쳤는데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출동해 보니 박씨가 말한 자리에 훔친 물건이 고스란히 있었고 주인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전 범죄’가 될 뻔했던 박씨의 절도는 작은 실수로 들통났다.

박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물품 주문량을 적어뒀던 메모지가 훔친 물건을 꺼내는 과정에서 함께 묻어 나와 주차장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것.

지구대에서 박씨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종이를 발견하고 지문 감식을 의뢰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열흘 만에 집에 있던 그를 붙잡았다.

경찰에서 범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한 박씨는 “깊이 후회한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건을 되돌려줬고 범죄 사실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어 형량에 참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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