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체질개선…철밥통 깨고 정치풍 차단

국립대 체질개선…철밥통 깨고 정치풍 차단

입력 2010-09-28 00:00
업데이트 2010-09-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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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철밥통‘ 집단으로 여겨져 온 국립대학 교수사회에 성과연봉제 조기 도입으로 상당한 자극이 가해질 전망이다.

 또 학장 직선제의 폐혜로 줄세우기,편가르기가 횡행하던 대학가에 ’과잉 정치바람‘을 차단할 특단의 대책이 마련됐다.

 28일 발표된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에는 변화에 둔감하고 경쟁에 뒤처지면서도 내부정치에는 과민하게 반응해온 국립대학의 비정상적인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지와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은 이날 국립대 사무국장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립대 선진화 추진단회의에서 “그동안 국립대학이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립대는 국가에서 상당한 재정지원을 받지만 국제경쟁력은 사립대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립 일반대는 24개교로 전체(177개교)의 14.1%에 불과하지만 BK21사업의 41.8%(1천83억원),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사업의 39.2%(618억원)를 지원받았다.

 반면 2009년 타임스 평가 대학순위 100위권에 든 국립대는 서울대 한 곳뿐이었다.일본은 도쿄대,교토대 등 6곳이 들었다.

 취업률,전임교원당 논문 수에서 사립대에 밀린 지도 오래됐다.

 국립대 선진화 추진단은 이에 따라 4개 분야,12개 과제에 걸쳐 지배구조,인사·보수체계,교육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국립대의 능동적인 발전전략을 내놓았다.

 ●2년 앞당긴 성과연봉제

 국립대 성과연봉제는 애초 2015년부터 전 교원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립대학이 앞다퉈 파격적인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연공서열 위주의 보수체계가 수십 년 고착돼 온 국립대도 ’이제 바뀔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성과연봉제는 연내 법규 개정절차를 마치고 내년부터 신규 교원부터 적용된다.2012년에는 비정년교수(약 5천명),2013년에는 정년교수(약 1만명)에 적용돼 전면 시행된다.

 정확한 표현은 성과급적 연봉제로 상위 20%(S등급)에는 평균 성과연봉의 1.5~2배를,차상위 30%(A등급)에는 평균 성과연봉 이상을,그다음 40%(B등급)에는 평균 성과연봉 이하를 지급하는 개념이다.

 최하위 10%(C등급)는 연봉이 동결된다.C등급을 몇 년 연속 받으면 해당 교수는 그 대학에서 ’버티기‘가 힘들게 된다.

 그러나 교수노조를 비롯해 일부 교수는 연구업적을 정량화할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성과급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되돌아간 학장 직선제

 단과대 학장을 소속 교수 직선으로 뽑다 보니 대다수 대학이 2년마다 돌아오는 ’학장 선거철‘에 정치바람 때문에 몸살을 앓아왔던 게 현실이다.

 교육·연구분위기는 실종되고 ’A교수는 B학장 후보 쪽에 섰다‘는 등의 뒷말만 무성했다.

 교육대학 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평균 전임교수 수가 60.5명에 불과한 소규모 대학에서 직선제를 강행하다 보니 구성원들 간에 파벌이 조성되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정작 중요한 업무는 ’핑퐁 정책‘이 돼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대학 사무국장도 교과부 본부 직원이 일방적으로 임명됨에 따라 대학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추진단은 단과대 학장 직선제를 폐지해 총장이 직접 임명하도록 하고,교대 총장도 추천위 복수 추천 방식의 개방형 간선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사무국장은 최소 재임기간(2년)을 두고 제한적 직위 공모제를 검토키로 했다.

 ●지배구조도 바꾼다

 교과부는 서울대와 인천대 법인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았지만 올해 상반기 내도록 ’잠‘을 잔 상태다.

 교과부는 연내에 두 대학 법인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국립대 법인화의 선도모형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이를 토대로 지방 거점대학 법인화를 가속화하고 행정·재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임 재정운영체제를 갖추도록 국고 일반회계와 기성회계를 통합하기로 하는 한편 통합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국립대 경영지표에 대한 정보공시제도 도입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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