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논쟁… 만찬 스케치
미국 측의 주도로 불붙은 환율논쟁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만찬장인 안압지에서도 계속됐다. 만찬장 분위기는 더없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웠지만, 환율을 두고 3시간을 넘게 난상토론을 벌인 각국 대표들의 신경전은 천년 고도(古都)의 연회터까지 이어졌다.![22일 경주 안압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환영 만찬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경주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10/22/SSI_20101022221036.jpg)
경주 연합뉴스
![22일 경주 안압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환영 만찬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경주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10/22/SSI_20101022221036.jpg)
22일 경주 안압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환영 만찬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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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 자리가 환율 해법을 위한 담판장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셰 부장과 가이트너 장관은 여성인 라가르드 재무장관을 사이에 두고 앉아 약간의 거리감을 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테이블에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프랑스, 영국, 캐나다의 중앙은행장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함께하면서 환율 논쟁을 이어갔다. 오후 8시가 넘으면서 각국 대표들은 자리를 옮기며 토론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7개의 만찬테이블에는 ‘궁중 퓨전 한식’이 채워졌다. 전통의 우리 맛을 알리면서도 손님들에게 편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채(前菜)요리로는 토마토와 아보카도 살사를 곁들인 관자살과 훈제연어 게살 샐러드가 제공됐다. 주 요리는 궁중 잡채와 삼색 밀쌈, 애호박과 연근전, 궁중 해물 신선로, 한우 떡갈비, 농어와 바닷가재구이 등이 준비됐다. 종교적인 문제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한 육류와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소요리 등도 준비됐다. 인근에서 만찬을 즐긴 실무자들을 위한 먹을거리도 풍성했다. 게살을 곁들인 송아지 안심과 바닷가재구이, 송로버섯 리조토와 콜리플라워 등 양식 위주의 만찬이 제공됐다.
경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10-23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