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통일교 겨냥 강경 발언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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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일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 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다”며 종교 재단을 해산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정교유착’ 의혹으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이는 헌법위반 행위다. 방치하면 헌정질서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종교전쟁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법제처에 “일본에서는 종교 재단 해산명령을 했다는 것 같다. 한번 검토해 달라”며 “실행 프로그램이 나오면 법제처가 주관해 어느 부처가 담당하는지, 무슨 일이 필요한지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통일교에 대해 ‘고액 헌금 수령’ 혐의로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했고,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3월 해산을 명령한 바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의 재입법을 두고 ‘나치 전범 처리’를 언급하며 “속도를 내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해당 법안은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으로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이 대통령은 “고문해서 누구를 죽인다든지, 사건을 조작해서 멀쩡한 사람을 감옥에 보낸다든지 또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뒤집어 놓는 등 국가권력으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데 대해서는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 영원히 살아 있는 한 형사처벌하고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까지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부처 내 내란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 활동과 관련해선 “내란 사태는 최소한 국가권력을 이용해 체제를 전복하려 했던 것이기에 적당히 덮어놓는 게 통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스스로 신고하는 데는 너무 가혹하게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향해 “허심탄회한 대화 재개를 위해 우선적으로 남북 간 연락 채널 복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 연설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부터 분단으로 인한 인간적 고통 해소, 나아가 남북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남과 북의 ‘공동 성장’을 위한 협력도 추진하겠다며 “기후환경, 재난안전, 보건의료 등 세계적 관심사이자 남북 공동의 수요가 큰 교류협력사업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처럼 국제사회의 엄청난 각종 제재를 감수하며 핵무장을 시도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이냐”고 반문하면서 “우리의 핵무장은 핵 없는 한반도 평화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정치권 일각의 핵무장론에 대한 미국의 우려로 인해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2025-1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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