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가기념식에 현직 대통령 첫 참석
“국가폭력 가해자 책임 철저히 규명…문책 아닌 역사 정의 바로 세우는 것”“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 PK 민심 다독이며 개혁 노정 역할 호소
참석자 “정부 주관 더욱 의미” 눈시울
사망자 공식 인정 고 유치준씨 아들 “아버님 영혼에 국가 사과 전하겠다”
文, 현직 대통령 첫 부마항쟁 기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치고 부마항쟁 참가자인 옥정애 부마진상규명위원을 위로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라고 말했다.
창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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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남 창원시 경남대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부마민주항쟁이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열린 첫 기념식으로 현직 대통령의 참석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1989년 부마항쟁 기념사업회가 창립했을 때부터 2003년까지 이사로 활동했고, 2014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은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지로, 3·15 의거로 4·19 혁명 도화선이 된 곳도, 6월 항쟁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 불꽃을 되살려 승리로 이끈 곳도 부마”라고 했다. 총선을 6개월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부산·경남(PK)의 지지층 이탈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여권 내 확산하는 상황에서 지역 민심을 다독이며 개혁을 향한 노정에 PK가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송기인(왼쪽)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이 16일 경남 창원 경남대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경과보고를 한 뒤, 경남대 학생들이 ‘그날의 부마’라는 제목의 공연을 하고 있다.
창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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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 유일한 사망자로 공식 인정된 유치준씨의 아들 성국(59)씨는 “40년간 고통스러웠을 아버님 영혼에 국가의 공식 사과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민 이춘기(55)씨는 “유신독재에 항거한 대규모 시민민주항쟁으로 유신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새벽을 열게 한 위대한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이 첫 정부 행사로 열려 더욱 의미가 있다”고 환영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남대 학생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고문을 당한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는 “앞으로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관련 피해자 상처 회복 및 치유, 보상 등의 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부산 민주공원 관장도 “올해 연말로 부마항쟁 특례법이 끝나는데 아직 조사와 발굴을 비롯해 피해자 보상 관련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어 시효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현재 민주화 운동 보상법에는 구금 일수가 30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부마항쟁 피해자들은 대부분 10·26 사태로 15일 정도에 풀려나 보상법에서 제외된다”며 “구금일수를 15일 이하로 줄이는 등 법 적용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민 이종영(57)씨는 “늦었지만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부마민주항쟁 역사와 참뜻을 알리는 활동이 활발히 이어져 부마항쟁 정신과 가치가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9-10-17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