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분식 장려’ 속 짜장면 인기…손님들 북적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 평양 창광음식거리의 짜장면집을 소개했다.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짜장면집은 평양시내 여러 짜장면집들 요리사들이 찾아와 기술과 경험을 배워가고 있으며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전했다. 2025.10.15 평양 조선신보 연합뉴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 평양 창광음식거리의 짜장면집을 소개했다.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짜장면집은 평양시내 여러 짜장면집들 요리사들이 찾아와 기술과 경험을 배워가고 있으며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전했다. 2025.10.15 평양 조선신보 연합뉴스
“둘이 먹다 한 명이 죽어도 몰라요.”
탈북 요리사 이순실씨는 과거 방송에 출연해 북한식 짜장면을 소개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이씨의 말처럼, 최근 북한에서는 짜장면 맛에 푹빠진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평양 창광음식점거리의 ‘짜장면집’이 최근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보도했다.
이 식당은 1985년 9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방문한 노포 맛집이다.
매체에 따르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단연 짜장면이다. 맛과 향기, 색깔에 있어서 평양 시내의 다른 짜장면집들의 짜장면보다 우수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는 다른 짜장면집 요리사들이 찾아와 기술과 경험을 배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 평양 창광음식거리의 짜장면집을 소개했다.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짜장면집은 평양시내 여러 짜장면집들 요리사들이 찾아와 기술과 경험을 배워가고 있으며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전했다. 2025.10.15 평양 조선신보 연합뉴스
북한 짜장면은 한국 짜장면과 맛이 다르다. 우리의 달짝지근한 맛과 달리 북한의 짜장면은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한국 짜장면은 춘장과 캐러멜 소스로 단맛을 낸 걸쭉한 소스에 면을 비벼 먹는 방식인 반면, 북한 짜장면은 짭짤한 된장 볶음장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이다. 된장에 돼지고기, 감자, 양파 등을 볶아 만든다.
‘짜장면집’ 책임자 유금순씨는 매체에 “최근 밀가루 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인민들에 밀가루 보장해야” 지시실제 북한은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밀가루 증산과 분식 장려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감자 산지인 양강도 대홍단군을 시찰하면서 감자 농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밀·보리 농사도 잘해 주민들이 짜장면을 많이 먹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은 1960~1970년대 한국에서 미국 원조를 받거나 싼 가격에 들여온 밀가루를 토대로 분식 장려 운동을 벌였던 것과 유사하다.
북한이 밀가루 음식의 확대에 적극적인 것도 1970년대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부로부터 밀 반입이 쉬운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북러관계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지난 2023년 4월과 5월, 쿠즈바스 지역에서 생산된 밀가루 각각 1280t, 1276t을 북한에 수출했다.
김 위원장의 ‘밀 장려’ 지시가 내려진 지 4년이 흐른 가운데, 일정 부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식량작물 생산량은 478만t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밀과 보리 생산은 28만t으로 전년 대비 6만t이나 증가했다. 이는 밀보리 재배 면적이 19.3%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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