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부대서 전투비행 지도…‘집권2기’ 등극후 첫 시찰

김정은, 공군부대서 전투비행 지도…‘집권2기’ 등극후 첫 시찰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4-17 09:38
수정 2019-04-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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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軍훈련 참관…불시 방문해 최신형 전투기 이륙훈련 지켜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2기’ 진용을 마련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첫 시찰지로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찾아 최신형 전투기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 훈련이나 무기 시험을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16일 보도된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이후 5개월 만이어서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께서 4월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항공·반항공군 1017부대는 평안남도 순천에 주둔한 연대급 규모의 비행대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부대 앞을 지나가다 추격습격기연대의 비행훈련 실태를 요해(파악)하기 위하여 갑자기 들렀다”며 “항공 및 반항공(방공) 부문의 전투가 예고하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임의의 시각에 불의에 판정하고 군부대의 경상적 동원 준비를 검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투직일근무(당직근무)를 수행 중이던 추격습격기들을 이륙시켜 비행사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공중전투조작’을 시켜보라고 명령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군부대에 전투경보가 울리고 군부대장의 구령이 내려지자 추격습격기들이 천둥소리와 함께 시뻘건 불줄기를 뿜으며 대지를 박차고 연속 날아올랐다”고 묘사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훈련에 동원된 기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최신형 전투기인 미그-29기 2대가 비행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매체의 사진에서는 수호이-25 전투기도 식별됐다.

김 위원장은 “비행기들의 원 성능을 회복하고 전투력을 한 계단 끌어올리기 위한 줄기찬 투쟁을 벌여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것이 정말로 대견하다”면서 “수도의 반항공 방어임무를 믿음직하게 수행하고 있는 비행사들을 만나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군인들이 “비행훈련을 가장 극악한 조건에서 전쟁맛이 나게 강도 높게 진행함으로써 그 어떤 불리한 정황 속에서도 맡겨진 공중전투 임무를 자립적으로 능숙히 수행할 수 있는 진짜배기 싸움꾼, 만능 전투비행사들로 철저히 준비해갈 불타는 결의를 다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부대 방문에는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

‘갑자기 들렀다’는 김 위원장의 언급을 볼 때 방문이 불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등이 부대에서 영접했다는 표현도 등장해 사전에 조율됐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평양 방어를 위해 미그-29기를 평남 순천 인근에 집중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위원장이 방문한 곳도 순천비행장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5개월 만에 군부대, 특히 유류 사용 등 제재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공군 부대를 찾아 대비태세를 강조한 것은 미국과의 대치 및 제재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내 결속의 고삐를 조일 목적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지난 2월 8일 인민무력성을 축하 방문한 일이 있지만, 당시에는 군의 경제건설 참여에 방점을 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가진 가장 최신 전투기인 미그-29기를 보여주면서 ‘군대가 철저히 외세의 위협을 방어하고 있으니 주민들은 버티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부인 리설주 여사 및 위의 간부들과 신창양어장도 방문해 ‘양어부문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기 위한 지시를 내렸다.

신창양어장은 군부대 산하 기관으로, 김 위원장은 “온 나라가 인민군대의 모범을 본받아 우리 당의 양어정책을 끝까지 관철”하라며 군의 경제 기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고인민회의가 끝나고 첫 행보로 경제와 안보를 챙기는 모습을 같이 보여줬다”며 “대미 관계개선과 제재해제 등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인민들이 가질 수 있는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덜고 경제생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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