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강화된 김정은… 美 비난·핵 대신 ‘자력갱생’ 25번 언급

위상 강화된 김정은… 美 비난·핵 대신 ‘자력갱생’ 25번 언급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4-12 01:58
업데이트 2019-04-1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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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재 장기화 속 경제 성과 강조

金, 단상 위 홀로 앉아 黨 전원회의 주재
최고인민회의 계기로 명목상 ‘국가수반’
“제재가 굴복이라는 적대세력 타격 줘야”
실제 도발 아닌 제재 완화 요구 재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이날 회의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만 앉아 있는 등 북한 내 위상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이날 회의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만 앉아 있는 등 북한 내 위상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지난해에 비해 한층 강화된 위상과 권력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한 중앙위 전원회의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단상 위 넓은 책상에 홀로 앉아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4월 20일 3차 전원회의에서는 단상 위에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네 명이 함께 앉아 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 당 전원회의 사진을 보면 상무위원들이 단상에 같이 있었지만 올해는 김 위원장만 있었다”며 “위상이 강화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11일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명목상 국가 수반 지위를 국무위원장직으로 이관해 김 위원장이 명실상부 국가원수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무위원회의 명칭을 바꾸거나 폐지해 국가주석직을 신설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을 비롯한 국가지도기관 구성안’이라고 발표를 했다”면서 “국무위원회는 변동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5번 사용했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는 3번, 지난해 4월 20일 3차 전원회의에서는 5번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에 대해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 “전진과 발전의 동력”,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는 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간부들에게 “총돌격전, 총결사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해 동안 경제적 성과를 언급하며 자력갱생의 정당성을 설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부문과 지역, 단위들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기치 밑에 굴함없는 공격전을 벌려 최근년간 사회주의건설에서 커다란 성과가 이룩됐다”며 “사회주의건설에서 이룩한 괄목할 성과를 통해 우리의 노선이 천만번 옳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20일 3차 전원회의에서 새로 채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을 달성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제재 장기화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자력갱생뿐이라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통해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타격’이란 표현은 실제 도발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자력갱생으로 경제건설에 성과를 거둬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승리하자는 뜻”이라며 “아울러 김 위원장이 제재는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못박은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제조건은 대북 제재 완화가 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4-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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