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사포 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 다시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 7일 만이다. 신문은 600mm급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해 240mm 방사포, 장사정포 등을 동원해 종합적인 타격 훈련을 진행한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원산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230㎞, 고도는 약 30㎞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21일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을 쏜 지 8일 만이며 올해 들어 4번째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발사체 2발의 발사간격은 약 20초로 초대형 방사포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원산에서 230㎞는 알섬 거리로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알섬을 타격하면서 정확도를 시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도 낮춰 발사하는 북한…미사일 요격에 부담특이한 것은 북한이 올해 들어 계속 고도를 낮춰 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면서 고도를 최대 97㎞까지 높여 고각 발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발사한 세 차례의 초대형 방사포는 각각 고도가 35㎞·50㎞·30㎞ 등으로 낮아졌다. 탄도미사일이지만 기존 재래식 방사포와 비슷한 형태로 쏘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저고도 발사의 경우 군 당국의 레이더 포착은 가능하지만 미사일 요격에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저고도 발사는 군의 대응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군의 요격망을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저고도 사격에 나선 것은 초대형 방사포의 ‘TOT 사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TOT 사격은 한 발사대에서 각기 다른 고도로 시간 차를 두고 발사된 발사체가 비슷한 시간대에 탄착군에 형성되는 사격술이다. 현대에는 대포병 전력 등이 강화되면서 TOT 사격 기술은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난해에 고각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해 사거리를 확보하고 이번에는 저각 발사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발사체가 정확히 동시에 탄착하지는 않더라도 탄착 간격을 의미 있는 시간 범위로 줄이면 요격에 부담이 따른다”고 평가했다. 저각 발사까지 검증이 완료되면 TOT 사격에도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제결속 등 내부적인 의도가 담긴 것으로 평가했다. 합참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