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탄도미사일 고도 50㎞ 비행…南 패트리엇·사드 사각지대 노렸다

北 신형 탄도미사일 고도 50㎞ 비행…南 패트리엇·사드 사각지대 노렸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이주원,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7-28 23:46
업데이트 2019-07-2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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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분석]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대응 비상

패트리엇 저고도·사드 고고도 ‘한계’
北, 하강 단계 때 상승 기술도 위협적
軍 최신 PAC3 등 조기 전력화 시급
트럼프 “전혀 우려 안 해” 의미 축소

북한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완성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가운데 기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MAD)로는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시험 발사한 KN23 두 발은 모두 비행거리가 600여㎞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한다면 제주도를 포함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평양 인근에서 발사해도 남한 내륙 전 지역이 사정권이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하기에 한미의 정찰자산을 최대한 피해 어디서든 발사될 수 있다.

특히 KN23은 풀업 기동(하강단계에서 상승비행)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포착과 요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탄도미사일은 정점 고도에서 자유낙하하며 포물선을 그리는 반면, KN23은 정점에서 하강한 뒤 수평으로 활강하다가 다시 수직 상승하는 복잡한 궤적을 보였다. 이처럼 종말 단계에서 회피 기동을 하기에 포착과 요격이 어렵다.

실제 합동참모본부가 25일 첫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400여㎞로 발표했다가 600여㎞로 정정한 것도,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고도(상실고도) 이하에서 미사일이 풀업 기동을 해 200여㎞를 추가 비행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참 관계자는 “동해상으로 발사되는 것은 레이더 상실고도가 높아지는 반면, 북한에서 남한으로 오는 것은 상실고도가 없기에 대부분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KN23이 고도 50㎞ 비행함에 따라 기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주력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패트리엇은 고도 40㎞ 이하의 저고도 비행체를 목표로 하며, 사드는 고도 50㎞ 이상의 고고도 비행체가 요격 대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8일 “KN23이 패트리엇과 사드의 사각지대인 고도 50㎞로 비행한 것은 노림수가 있는 것”이라며 “종말단계에서 풀업 기동을 한다고 포착과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지만 정상 궤도로 오는 미사일보다 확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군의 미사일 요격시스템과 감시정찰 시스템을 조기 전력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계열이 이스칸데르급으로 바뀐다면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며 “사드는 중·장거리 미사일에 초점을 맞추고, 이스칸데르급은 최신형 PAC3, 한국형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철매 계량형으로 방어해야 하기에 빨리 실전배치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들이고 많은 사람이 그러한 미사일들을 갖고 있다”면서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미국에 경고하지 않았다”며 “그들 양측은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오랫동안 그래 왔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그들’은 ‘남북’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7-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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