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G20 비공식 만남’ 급부상… 日 “정해진 것 없어” 여지

한일 정상 ‘G20 비공식 만남’ 급부상… 日 “정해진 것 없어” 여지

이경주 기자
이경주, 임일영,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6-26 23:20
업데이트 2019-06-2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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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 회담 통해 양국 문제 조율 가능성

한일 G20서 접촉 없을 땐 정치적 부담
“日, 한국 무산 발표에 태도 바꿨을 수도”
美 시선도 고려… 대화 차단은 안할 듯
오늘 시진핑·내일 푸틴과 비핵화 논의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되던 한일 정상회담이 물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정상이 비공식 만남 등을 통해 한일 문제를 조율할 가능성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6일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현시점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톤이다.

스가 장관은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해 정상 간 대화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G20 정상회의는 시간이 매우 한정된 자리”라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일본 측이 한일 정상회담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온 것을 감안하면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읽힌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일본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 일본 측에서 준비가 돼 있는지에 달렸다”고 여운을 남겼다. 공식적인 정상회담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지만 양측 모두 약식 회담까지 원천 봉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30분 전에도 정상회담이 잡히는 사례가 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전날 한일 정상회담 무산을 발표하자 그동안 소극적이던 일본 정부가 화들짝 놀라 적극성을 보이고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전혀 없을 경우 양국 모두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 미국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결국 양측이 신경전 끝에 전격적으로 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27일 2박 3일 일정으로 오사카를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 30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시 주석의 설명도 듣게 된다. 28일 밤 10시 45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같은 날 오후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6-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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