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중플레이에 ‘입국금지’ 칼 뺐다

日 이중플레이에 ‘입국금지’ 칼 뺐다

입력 2011-07-30 00:00
업데이트 2011-07-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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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의원 울릉도 방문’ 초강경 대응… 한·일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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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된 日대사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로부터 초치(招致·불러서 안으로 들임)된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초치된 日대사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로부터 초치(招致·불러서 안으로 들임)된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의원들이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좋겠지만 김포공항에 오겠다면 입국심사대에서 막으면 됩니다.”

정부가 일본 자민당 의원 4명의 방한에 대한 입국 불허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입국금지가 하나의 옵션이라며 일본 측 추이를 지켜보던 정부가 이를 공식 입장으로 밝히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그동안 일본 측에 입국 자제를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일본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자 최후 통첩을 한 것이다. 정부가 입국금지 카드를 현실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일 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9일 “일본 의원들의 방한이 독도를 문제 삼겠다는 목적이라면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계속 말해 왔다.”며 “어떻게든 비행기를 타고 오면 출입국관리소 입국심사대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된다.”며 입국금지 조치를 취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 당국자는 “그들이 들어오려고 함으로써 양국 국민 감정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양국 간에 다른 일들을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양국 관계에 정말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본 의원들의 방한에 대응하기 위한 옵션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법적 검토를 해온 입국금지 조치를 공식화한 것은 일본 측의 ‘이중 플레이’에 대해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 의원의 방한에 대한 한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던 시점인 지난 주말 버젓이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우리 경찰청에 이들 의원의 신변안전 보장을 요청했다. 이어 26일에는 우리 외교부에 이런 요구가 통보됐다. 사실상 의원들의 방한을 용인한 것이다. 그러다가 28일 자민당 지도부가 이들 의원의 방문을 취소하는 쪽으로 사실상 당론을 모았다고 우리 정부에 알려왔지만 당의 파견 형식이 아닌 개인적 방문의 형태는 용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자민당 측이 개인적 방문을 허용했다고 들은 바 없다.”며 “자민당 지도부와 국회의 출장 승인이 모두 안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의원들이 ‘정치적인 쇼’를 한 뒤 비행기를 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 자민당 지도부는 지난 28일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소속 신도 요시타카 중의원 의원 등 4명에 대한 울릉도 방문 중단 설득을 포기하고, 당의 파견 형식이 아닌 개인적 방문 형태로 용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한 의사를 밝힌 의원 4명 중 최소한 신도 의원과 사토 마사히사 의원 등 2명은 다음 달 1일 오전 한국 방문을 강행할 태세다. 이들은 2일 울릉도를 방문한 뒤 4일 귀국하는 일정을 짜놓고 있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은 지난 27일 신도 의원 등을 불러 이들에게 방문 중단을 요청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신도 의원은 “방문을 그만둘 경우 자민당의 외교 자세가 의심받을 것”이라면서 “‘난리를 치면 일본이 굽힌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한국에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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