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리비아 관계 이상기류 있나…리비아 태도에 의문 여전

한·리비아 관계 이상기류 있나…리비아 태도에 의문 여전

입력 2010-07-26 00:00
업데이트 2010-07-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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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영사업무 중단에 선교사까지 장기억류…외교부 “일시 업무중단”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리비아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고 있다.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Economic Cooperation Bureau)가 지난달 하순 돌연 영사업무를 중단한 데 이어 현지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한국인 선교사가 사상 처음으로 체포돼 장기 억류되는 사태가 빚어진 탓이다.

 외교 당국자들은 “직원들의 휴가에 따른 일시적인 영사업무 중단이며 현지 기업활동에도 특이 사항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외교가에서는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볼 때 양국관계에 순조롭지 못한 대목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무성하다.

 무엇보다도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가 지난달 24일 사전예고 없이 영사 업무를 중단한 배경이 의아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주한 리비아 대표부가 정식으로 폐쇄하거나 철수한게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직원 3명이 지난 6월 전부 휴가를 내고 출국함에 따라 이뤄진 일시적 업무중단이어서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30년을 맞는 양국은 경협 규모와 인적교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의 대 리비아 건설수주액은 작년 기준으로 31억 달러(21건)로 ‘4대 건설시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현대건설이 1조4천8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기도 했으며 현재 40억 달러 규모의 ‘트리폴리 도시철도 사업’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진행되고 있다.여기에는 포스코.롯데.코오롱건설.삼부토건.엠코.대우인터내셔널.동명기술공단.철도공사.토템 등이 한국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간 경협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리비아측이 갑자기 영사업무를 중단한 데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주한 리비아 대표부가 영사업무를 중단한 정확한 배경에 대해 “리비아 당국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아 현지에 진출해 건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체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한 기업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영사업무가 중단된 이후 기업들이 납품 수주 등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에 사전통고 절차가 없었던 것도 외교적으로 적절치 못한 처사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인 구모 선교사와 이를 도운 농장주 전모씨가 돌연 불법선교 혐의로 체포된 경위에도 의문이 뒤따른다.리비아는 이슬람 국가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교와 관련해 타종교 선교사를 구속하거나 법적으로 제재하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구 선교사의 경우 실제 구속기간이 한달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영사접근권까지 허용하지 않고 있어 더욱 의문을 키우고 있다.통상 현지당국의 조사가 끝나면 신병을 우리측에 넘기는게 일반적인 외교관례다.

 이와 관련,정부 고위당국자는 “선교사와 농장주는 종교법에 따라 조치된 것이며 주한 리비아 대표부의 휴가와는 상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한 것도 양국관계의 이 같은 이상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리비아를 방문한 이 의원은 바그다니 마흐무디 리비아 총리를 무려 세차례나 만났으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달초 보도자료를 내고 이 의원이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나 올해 한-리비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리비아 인프라 건설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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