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통만 치고… 상임위 절반 ‘국감보고서’ 안 낸다

[단독] 호통만 치고… 상임위 절반 ‘국감보고서’ 안 낸다

이근홍 기자
입력 2020-10-06 22:14
업데이트 2020-10-0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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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16개 상임위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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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텅 빈 미래통합당 의석
법사위 텅 빈 미래통합당 의석 29일 국회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의석이 텅 비어있다. 2020.7.29 연합뉴스
법사위 등 8곳 5년 내 1회 이상 미제출
교육위는 5년간 보고서 제출 두 차례뿐
피감기관 감시 느슨해져 악순환 반복

매년 국정감사 뒤 제출하도록 돼 있는 국감 결과보고서를 충실히 제출한 국회 상임위원회는 절반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들이 국감 기간 동안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정책 개선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 제출은 소홀한 셈이다.

서울신문이 6일 정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국회 16개 상임위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상임위는 8곳뿐이었다. 교육위는 가장 많은 3년치를 미제출했고, 법제사법위·보건복지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국토교통위는 2회, 문화체육관광위·여성가족위·국방위는 1회 미제출을 기록했다.

국정감사법에 따르면 각 상임위는 국감을 마치면 피감기관에 대한 시정·처리 요구사항 등을 담은 결과보고서를 지체 없이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결과보고서가 본회의 의결로 채택되면 정부 또는 기관이 국회가 요구한 사안들을 처리해 서면보고한다.

하지만 국회가 스스로의 권한이자 의무인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피감기관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결과보고서를 꾸준히 내고 있는 운영위의 경우 피감기관의 ‘국감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 사항에 대한 처리 결과 보고서’도 매년 올라오고 있지만, 교육위·국토위 등의 피감기관은 해당 보고서 제출 빈도가 떨어진다. 국회가 결과보고서를 채택해야만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처리결과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 야당 의원은 “시정 사항 등에 어떤 문구를 담을지를 두고 여야가 합의를 못하면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결과보고서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문제를 감출 기회가 생기는 셈이라서 어떻게든 미제출 사태 만큼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국감장 마이크 앞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결과보고서 미제출은 특정인에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10-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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