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강제배정 취소하라” 통합 의원들, 박의장 찾아가 요구

“상임위 강제배정 취소하라” 통합 의원들, 박의장 찾아가 요구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6-16 11:26
업데이트 2020-06-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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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배정된 상임위서 활동할 수 없다”… 오후 상임위 전체회의도 불참키로

초선들 “때 되면 들어가 일로서 역할 입증”
박의장 “최소한의 상임위원장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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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상임위 배정에 반발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6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0. 6. 16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제 상임위 배정에 반발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6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0. 6. 16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177석을 가진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를 열고 6개 상임위원장을 일사천리로 선출시킨 다음날인 16일 미래통합당 의원 20여명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자신들의 상임위원회 강제 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국회는 통합당의 불참 속에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전 통합당 일부 의원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박 의장에게 “상임위원 강제 배정을 바로 취소하고 강제 배정으로 구성된 상임위의 위원장 선출도 취소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강제 배정된 상임위에서 활동할 수 없다”며 오후에 열릴 예정인 상임위 전체회의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인 ‘초심만리’ 정례 토론회에서 “때가 되면 상임위에 들어가서 일로써 우리의 역할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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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만리 발언하는 황보승희 의원
초심만리 발언하는 황보승희 의원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의원(오른쪽)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심만리 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6.16 연합뉴스
황보승희 통합당 의원은 브리핑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리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소통이 안 돼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상임위에서 역할을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우리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을 대변하겠다는 생각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다투는 게 과연 국민 눈에 문젯거리가 되겠다고 생각하는가. 어제 나는 최소한의 상임위원장을 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이 전했다.

이어 통합당 의원들에게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도록 지도부에 힘을 좀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의장실 방문은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원내대표를 대신해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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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첫 회동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첫 회동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의장실에서 첫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사위·기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민주 싹쓸이
제1야당 불참 속 상임위원장 선출 53년 만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극한 대치 속에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를 열고 통합당과 치열한 대치를 보였던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위원장 등 핵심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통합당은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개원 국회에서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라고 국회사무처는 밝혔다.

원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당이 의사일정 거부 방침을 밝혀 국회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는 전날 오후 6시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회 중 법제사법위 등 민주당이 자당 몫으로 배정한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 과정에서 통합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필요한 자당 소속 상임위원 명단을 내지 않자 강제 배정 조치를 밟았다.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렸다. 본회의장 앞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여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6.15 연합뉴스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렸다. 본회의장 앞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여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6.15 연합뉴스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2020.6.15 연합뉴스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2020.6.15 연합뉴스
전날 범여권 187명 표결 참여
통합 주호영 원내대표 사퇴
“18개 상임위 다 가져가라”

표결에는 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의원 187명이 참여했다. 국민의당 소속 3명은 불참했다.

투표 결과 법사위원장에 윤호중, 기획재정위원장에 윤후덕, 외교통일위원장에 송영길, 국방위원장에 민홍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이학영, 보건복지위원장에 한정애 의원이 선출됐다.

이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948년 제헌 국회 이래 국회에서 상대 당 상임위원들을 동의 없이 강제 배정한 것은 헌정사에 처음”이라면서 “오늘은 역사에 국회가 없어진 날이고 일당 독재가 시작된 날”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내놓겠다”고 말하고 본회의장을 나섰고,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아왔던 법제사법위를 못 지켜내고 민주주의가 이렇게 파괴되는 걸 못 막아낸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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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6. 1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6. 1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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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구성 의사진행발언하는 주호영
상임위 구성 의사진행발언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2020.6.15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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