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 정세균에게 푸세요”…무리수 홍보물 ‘논란’

“코로나 우울 정세균에게 푸세요”…무리수 홍보물 ‘논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2-15 17:10
업데이트 2020-12-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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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컷 만화 논란…논란되자 돌연 삭제

지난 14일 국무총리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이라는 제목의 3컷 만화(현재는 삭제)/트위터 캡처
지난 14일 국무총리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이라는 제목의 3컷 만화(현재는 삭제)/트위터 캡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한민국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국무총리실)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3컷 만화가 15일 논란을 샀다.

14일 오전 국무총리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3컷 만화가 게시됐다. 만화는 국민의 평안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홍보물이지만, 고통을 헤아린 진정한 위로보단 ‘자기 홍보’에만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3컷 만화에는 피부에 트러블이 난 여성이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불편함을 토로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라며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 나, 어디 풀 데 없나”라고 격분한다.

다음 컷에선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정 총리가 가슴에 한 손을 얹은 채 등장한다. 그는 “모두 저에게 푸세요.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인자한 표정으로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고통은 ‘여성의 피부 트러블’로 축소하고, 본인만 인자한 듯한 모습으로 등장해 ‘자기 홍보‘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국무총리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트위터 캡처
지난 14일 국무총리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트위터 캡처
만화를 본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겨운 국민 일상에 정부가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은 “국민의 절규가 ‘마스크 때문에 뒤집어진 피부’와 비교가 되나”, “온 국민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마치 정부만 희생하고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국민을 위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제대로 된 일을 해달라”, “왜 하필 여성이 등장해서 저렇게?”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14일 오후 5시30분 해당 트위터 글을 아무런 언급 없이 삭제했다.

이에 여성의당은 15일 성명을 내고 “여성의 위기를 여성혐오 콘텐츠로 희화한 국무총리는 즉각 사죄하라. 이런 저질의 만화를 위로라고 내건 총리실 총책임자 정세균 총리는 여성국민에게 즉각 사죄하라”며 “코로나사태 이후 2030 여성들에 대한 ‘조용한 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비상한 시국에 여성들을 재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으로 내모는 사회구조를 보지 못하는 총리는 여성국민에게는 그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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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대본 주재하는 정세균 총리
코로나19 중대본 주재하는 정세균 총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2.15 연합뉴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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