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국회앞 고공 농성 “한국당 화가 난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국회앞 고공 농성 “한국당 화가 난다”

신형철 기자
입력 2019-11-06 15:14
업데이트 2019-11-0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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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실규명, 보상법 국회 통과’ 고공농성
민주당 의원들 고공 설득에도 요지부동
해당법 법사위 통과, 본회의 통과 미지수
12년간 부랑자 단속 명목 인권유린으로
500명 이상 사망한 비극에 8년간 농성
6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호씨가 국회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정·홍익표 대변인이 소방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최씨를 설득하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6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호씨가 국회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정·홍익표 대변인이 소방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최씨를 설득하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인 최승우씨가 6일 국회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피해자 보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 법안을 아랑곳 않고 정쟁을 이어가는 국회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씨는 이날 정오 무렵 국회 정문 앞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엘리베이터탑에 올랐다.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과 경찰이 현장 주변에 에어메트를 설치했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홍익표 수석대변인·이재정 대변인 등이 오후 1시쯤 도착해 최씨를 설득했다.

최씨는 “(피해자 보상 법안이) 19대 국회에서도 그냥 넘어가고, 올해 또 넘어가냐”고 외쳤고, 이 대변인은 “저희가 부족한 부분 있지만 해 보려 할테니 내려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씨는 “왜 이런 결정을 했겠냐. 민주당 잘해주는것 아는데 한국당 때문에 화가 난다”며 “오죽하면 올라 왔을까 심정 알아달라”고 했다. 농성한 지 8년인데 법은 통과가 안된다고 호소했다. 또 해당 법이 통과될 때까지 단식을 하겠되며 법 통과 전에는 내려가지 않겠다고도 했다.

결국 이 대변인은 운동화로 갈아신고 소방사다리를 이용해 엘레베이터탑 지붕으로 올라 최씨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홍익표 대변인도 이 대변인과 함께 소방사다리에 올라탔다.
부산시가 지난해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인권유린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공개한 원생들의 노역 장면. 서울신문DB
부산시가 지난해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인권유린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공개한 원생들의 노역 장면. 서울신문DB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당시 내무부 훈령 410호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조치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 지침’에 따라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장애인 및 무연고자 등 시민을 강제 수용하고 불법 감금한 일이다. 형제복지원에서는 강제노역·폭행·성폭력·살인 등 인권유린이 자행됐으며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2005년 과거사위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진실규명이 시작됐지만 해당 사안은 모두 밝혀내지 못한 채 2010년 활동기간이 종료돼 해산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행정안전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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