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초·중학교 유휴교실 5720개…지역 간 시설 불균형 심화

경기도 초·중학교 유휴교실 5720개…지역 간 시설 불균형 심화

남상인 기자
입력 2019-09-20 09:40
수정 2019-09-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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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학생 수·교실 수요 산정 기준 없어

경기도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유휴교실이 57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의 주먹구구식 교실 수요 산정으로 6864억원 예산을 낭비하고, 지역 간 학교시설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휴교실 과다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교실 수요 산정에 관한 교육부나 경기도 교육청의 표준화된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각 교육지원청마다 산정기준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20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초등학교·중학교 과부족 교실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구 소재 초·중학교 유휴교실 수는 5720개(초등학교 3378개, 중학교 2342개)로 집계됐다. 교육부가 학교 신설 시 교실 한 개 당 건축교부금을 1억 2000만원 정도 지원(66㎡ 기준)하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유휴교실 건축에 쓰인 예산은 최소 6864억원에 달한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시·도교육감은 지역의 취학예정자 또는 재학생, 공동주택입주자 수요 등에 따른 학생 증감요인을 파악해 적정 학급 교실을 확보해야 한다. 유휴교실 또는 과밀 학급이 예상되는 학교는 해소 대책을 수립해 적정규모로 학급을 편성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에만 5720개의 유휴교실이 발생한 것은 학생 수요 예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교실이 남는 지역과 부족한 지역 간의 시설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예를 들면 주택개발사업으로 늘어나는 학생 수를 과천은 가구당 0.2, 동탄은 0.33 등을 곱해서 교실 수요를 산정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 내 인구 3만명이 넘는 읍면동 가운데 중학교가 없는 지역은 의왕시 내손2동, 수원시 인계동·정자1동, 성남시 야탑3동, 고양시 백석1동, 의정부동 등 6곳에 이른다. 의왕시 내손2동은 기존의 중학교가 2003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근 청계동으로 이전하면서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 통학로의 청소년 유해업소 밀집 등의 이유로 학부모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인구 2만 1000명의 청계동은 중학교가 2개지만 청계동 인근의 내손2동은 인구가 3만 2000명에 달하지만 중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은 같은 학군에 유휴교실이 많아 학교 신설은 불가하므로 불편해도 참고 다니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되풀이해 학부모들을 더욱 화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지난 3년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중학교 신설 민원이 경기도만 4만 8976건에 달한다.

신 의원은 “인근 지역의 남는 교실 때문에 중학교가 필요한 곳에 중학교가 없는 상황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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