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효성 신규투자 협약식 참석
조현준 회장 “세계 첫 일관공정” 설명에文 “자신 있으시죠” 趙 “자신 있습니다”
1조원 투자…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보고 있다. 2019.8.20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공장 증설 계획을 설명하며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제조 시 일관 공정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자신 있다는 말씀이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 회장은 “자신 있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충전소, 2차전지 이런 부분에서 일본이 소재 수출을 통제하게 되면 우리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다”면서 “(효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탄소섬유 생산 현장을 둘러보던 문 대통령은 “경쟁업체인 일본 도레이의 구미 공장에는 화학섬유 제조시설이 없고 탄소화 시설만 있다”라는 설명을 듣자 “효성은 (화학섬유와 탄소섬유 제조시설을) 다 가지고 있다는 거죠”라며 흡족해했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로 만든 등산용 스틱을 선보이며 “대통령께서 등산을 좋아하시는데 나중에 개마고원 트레킹 가실 때 꼭 (우리 제품을) 써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탄소섬유는 철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여겨진다. 무게는 철의 4분의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한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뛰어나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탄소섬유는 수소차 연료를 보관하는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의 수백배에 달하는 고압을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는 수소경제의 성패가 탄소섬유 시장의 동반 성장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탄소섬유는 기술 이전이 쉽지 않아 독자 개발 기술을 가진 나라가 손으로 꼽힐 정도다. 효성은 2011년 전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탄소섬유인 ‘탄섬’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2013년부터는 탄섬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효성은 이날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연 2만 4000t(10개 라인)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 2000t(1개 라인) 규모를 9년 뒤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으로,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이날 행사에서는 효성과 전북도·전주시 사이 ‘신규 증설 및 투자 지원을 위한 투자 협약식’과 함께 효성과 산업통상자원부, 일진복합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탄소소재 관련 기업 간 공동 테스트 등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얼라이언스 양해각서 체결식’도 진행됐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탄소섬유를 통해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서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9-08-21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