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과 다른 정치” 공감대… 최대한 결집해 한꺼번에 나간다

“친박과 다른 정치” 공감대… 최대한 결집해 한꺼번에 나간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12-21 00:18
업데이트 2016-12-2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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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신중파 유승민도 돌아섰다… 128석 새누리 빨라진 ‘분당 시계’

정우택 정견발표 요구에 ‘잔류 무의미’ 판단
김무성과의 회동서 신당 노선 등도 언급
劉 결심에 탈당 ‘최소 20명’보다 늘어날 듯


친박, 분당 가시화에 ‘분열 조장 비박’ 비난
서청원 “구중궁궐 농단을 오적·육적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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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도 그들끼리 새누리당 정우택(오른쪽 네 번째)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부대표단을 소개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친박도 그들끼리 새누리당 정우택(오른쪽 네 번째)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부대표단을 소개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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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도 그들끼리 김무성(왼쪽 세 번째)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비박도 그들끼리 김무성(왼쪽 세 번째)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0일 김무성 전 대표와 동반 탈당하기로 결의하면서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비박계의 결별이 임박했다. 그동안 탈당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유 의원은 친박계의 ‘유승민 비대위원장’ 거부 등 최근 상황을 보며 당에 남아 개혁을 하는 것이 더이상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의원은 정우택 원내대표 등 주류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로서 당의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뽑는 절차가 경선도 아닌데 정견 발표를 하라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짓이며 모욕으로 받아들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21일 탈당 구체화를 위한 비주류 모임에 참석해 탈당을 결심한 배경과 방식, 신당을 포함한 향후 로드맵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친박과는 다른 정치를 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새로운 당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유 의원이 그동안 내세웠던 개혁적 보수로 유추하면 안보 분야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경제 및 사회, 복지 분야는 비교적 개혁적인 성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선 국면의 주요 현안인 개헌에 대해선 두 사람의 입장차가 큰 만큼 어떤 식으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 의원이 결심을 밝히면서 비주류의 탈당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소 20명으로 점쳐졌던 탈당 인원은 훨씬 늘어날 수 있다. 1차 탈당에서 최대한 결집해 한꺼번에 나가는 것이 비주류의 계획이다.

다만 아직 주저하는 의원들이 있어 당장 쉽게 결론이 날지 미지수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의 비주류 의원들은 일부 탈당에 부정적이었다. 또 탈당 이후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면 비주류 의원들은 맡고 있던 상임위원장직을 비롯한 국회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유 의원과 김 전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것도 병행하기로 했다.

비주류의 탈당이 가시화되자 주류 친박계는 이날 오전 계파 모임 청산을 선언했다. 비주류의 탈당 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인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 모임을 해산하고, 앞으로 어떤 친박 모임도 구성하지 않겠다”면서 “친박 진영의 질서 있는 해산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친박 중진은 비상대책위를 비롯한 당의 어떤 당직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비주류 15명의 오찬 회동을 계기로 탈당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자 주류 핵심 의원들은 다시 비주류를 ‘분열 조장 세력’으로 규정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서청원 의원은 “구중궁궐에서 일어난 국정 농단을 알지 못한 책임은 느끼고 있다. 그런데 비주류는 그걸 최순실의 남자라고 오적, 육적, 십적이라고 매도했다”면서 “이 당을 깨트리려고 하는 세력이 누구냐”고 따졌다. 최경환 의원은 “비주류에서 당을 화합시킬 사람을 추천하면 의원·당원들이 왜 거부하겠느냐”면서 “그런 관점에서 유 의원이 당을 화합으로 이끌 사람은 아니지 않으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는 비주류의 탈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당 외부에서 찾는 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6-1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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