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당차원 참석은 안돼…장외투쟁 동원하려고 돈 내려보자는 얘기 있어”

국민의당 김영환 전 의원은 11일 “당이 1인 지배정당이 되고 독선과 독주가 만연하고 있다”며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한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마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닮아가는 측면이 없나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대로는 국민의당이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박 위원장이 차기 비대위원장 선출을 여러 번 번복할 만큼, 원내대표까지 겸해야 할 만큼 당에 인물이 없느냐”며 “박 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준비해 차기 당대표가 될 것이 명약관화한데 이게 과연 맞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역할을 계속하든가 당 대표 경선에 나오는 걸 포기하든가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당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인데 대해서는 “창당 정신은 어디로 가고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가 됐다”며 “입만 열면 ‘선도 정당’이 되겠다더니 새누리당, 민주당과 다를 바 없이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남의 강력한 지지가 우리의 힘인 건 인정하지만 (호남 의원들이) 당직과 국회직을 모두 가져가는 ‘호남당’이 되는 게 당원들이 바라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중앙위원회가 오는 12일 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에 당 차원에서 참석하기로 결정한데 대해서는 “촛불은 시민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정당의 역할은 국회 안에서 대안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장외투쟁에 당원들과 전세버스를 동원하려고 (시·도당에) 돈을 내려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라며 “집회에 가려면 자발적으로 가야지, 더불어민주당보다 세력을 과시하려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정당 국고보조금을 그런 데 한 푼도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당의 투쟁노선과 관련해 상식적인 발언을 했더니 박 위원장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4·13 총선에서 낙선한 것밖에 없다. 누구에 의해서도 입에 재갈을 물릴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