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한광옥 면담요청 거부…“만남 위한 만남 않겠다”

추미애, 한광옥 면담요청 거부…“만남 위한 만남 않겠다”

입력 2016-11-07 17:32
업데이트 2016-11-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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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국면 전환 경계심…靑 오후까지 기다렸지만 ‘숨바꼭질’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7일 국회를 찾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현재로선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는 것이 당의 입장인 만큼, 불필요하게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하는 듯한 모습을 노출하며 초점을 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야당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를 잇따라 만나고서 추 대표와도 만남을 시도했다.

그러나 추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남을 위한 만남은 의미가 없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문제 등 선결조건이 해결돼야 한다”며 “윤관석 수석대변인을 통해 거절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아예 이날 오후 국회를 비우고 외부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채웠다. 오후 3시에 국회에서는 당 특보단 회의도 열렸지만, 추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비서실장 측 직원들이 민주당 대표실에 와서 추 대표의 국회 복귀 여부를 수차례 확인했지만, 추 대표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둘의 만남은 끝내 무산됐다.

이처럼 추 대표가 아예 만남조차 거부한 것에는 혹시라도 회담 테이블을 성사시키려는 청와대의 국면전환용 카드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심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마치 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주제로 청와대 측과 논의하면서 사태 수습에 머리를 맞대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아무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영수회담을 억지로 추진하겠다며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며 “무리한 추진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번 예방은 우리와 사전에 조율한 적이 없다.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딱 한차례 전화가 온 것밖에 없다”며 “무조건 만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른바 ‘촛불민심’으로 불리는 전통적 야권 지지층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뜩이나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탄핵·하야 투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한 비서실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추 대표가 만난 시민사회 원로인사들 역시 “선결 요건에 대한 해결이 없는 영수회담은 현 시국에서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런 태도가 자칫 여론의 역풍에 처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일단 대좌를 한 자리에서 입장의 차이를 분명히 밝히고, 야당의 뜻을 전하면 될터인데, 면담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위기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을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데만 초점을 두지,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제1야당으로서 국정 공백 사태를 해결하는 책임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대두될 수 있다.

윤 수석대변인이 한 비서실장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 국회 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에도 이런 걱정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만나려는 것이 목적인지, 문전박대당하는 모습을 만들어서 야당이 정국수습의 발목을 잡았다고 덧씌우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창현 당 대표 비서실장 역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논의 결과 (만나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도 오면 무례한 것”이라며 굉장히 미묘한 문제다. ‘문전박대 코스프레’가 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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