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여야 3당 대표…교섭단체 연설 공통화두는 ‘사과’

고개숙인 여야 3당 대표…교섭단체 연설 공통화두는 ‘사과’

입력 2016-09-07 11:46
업데이트 2016-09-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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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호남·DJ발목·盧탄핵에 사과…대선 앞둔 ‘산토끼’ 잡기 추미애, 세월호·위안부·백남기 대응 반성…‘집토끼’ 다독이기 박지원, 장애인 비례대표 없는데 사과…약점 내놓고 용서 구하기

사흘간에 걸쳐 진행된 여야 3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각당의 이념과 정책적 차이를 대변하듯 정치·경제·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예리하게 부딪쳤다.

다만 여야 3당 대표 모두 이번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공통적으로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자성으로 시작한 것이다.

이는 본격적인 대통령선거 정국을 앞두고 겸허하고 낮은 자세를 보임으로써 지지층을 결집시키거나 외연을 확대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다.

‘사과 정치’의 서막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교섭단체 연설 데뷔전에서 과거 보수 정치 세력이 호남을 차별했다고 언급하면서 사과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 역시 ‘과오’였다고 술회하면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 정당에서 당 대표가 호남 차별을 직접 언급하며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보수 정당의 첫 호남 출생 대표로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진’(西進)의 포석을으로 풀이됐다. 다시 말해 ‘산토끼’를 겨냥한 전략적 접근인 셈이다.

추 대표도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서 사죄의 목소리를 냈다.

추 대표는 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위 도중 중상을 입은 농민운동가 백남기 씨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야당은 그동안 이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면서 “더는 여당만의 책임이라고 떠넘기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성으로 몸을 낮췄지만 이른바 ‘반대 진영’에 사과했던 이 대표와 달리 추 대표는 ‘지지층’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추 대표가 사과한 대상은 모두 야권이 ‘대여 공격’의 포인트로 삼는 이슈들의 피해자다. ‘집토끼’를 향한 구애의 사과였던 셈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사과로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공천에서 장애인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공천하지 않음으로써 장애인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의당부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대선을 앞두고 장애인과 같은 소수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미리 경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놓고 용서를 구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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