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길환영 사장이 대통령 뜻이라며 사퇴 압박”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길환영 사장이 대통령 뜻이라며 사퇴 압박”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07 08:49
업데이트 2016-07-0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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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2014년 5월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2014년 5월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KBS 보도에 개입하는 전화를 받은 내용을 공개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당시 길환영 KBS 사장으로부터 “대통령의 뜻”이라며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청와대가 공영방송에 대한 보도 개입은 물론 인사까지 개입한 정황이 폭로된 것이다.

7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징계무효 소송 항소심 첫날, 김 전 국장은 2014년 5월 보도국장을 사퇴하게 된 과정에 대해 “당일 예정된 14시 (보도 개입을 폭로하려 한) 기자회견을 35분 남기고 길 전 사장이 날 호출했다”며 “기자회견 하지 말라고 하면서 ‘청와대 지시가 내려왔다, 사표 내라, 3개월 동안 있으라’ ‘대통령 뜻이니 거절하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김 전 국장은 “기자회견 35분을 남기고 갑자기 변경하고 제게 사표 제출하라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며 “당시 박준우 정무수석이 야당 신임 박영선 원내대표를 찾아가 자신이 전화를 걸어 김시곤이 사직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길 전 사장도 실토했고 박 정무수석도 자기 입으로 얘기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방송 쪽을 대리해 나온 김현근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과연 길환영 전 사장의 부당한 보도 개입에 항거하려고 이 사건 관련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다. 녹취록을 보면 오히려 김 전 보도국장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친밀한 관계에서 협조하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국장의 주장과 관련해 한겨레는 길환영 전 사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 홍보실 쪽은 “길 전 사장과 김 전 국장 사이 개인적 대화 내용에 대해 한국방송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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