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빠진 ‘박지원 비대위’, 安색깔 유지하며 脫지역당 시도

安 빠진 ‘박지원 비대위’, 安색깔 유지하며 脫지역당 시도

입력 2016-07-06 14:21
업데이트 2016-07-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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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의원 일단 관망…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 조기전대론 ‘불씨’

국민의당이 6일 비상대책위원회 1차 인선을 발표하며 ‘총선 홍보비 파동’으로 공백 상태가 된 당 정상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안철수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사퇴한지 일주일만이다.

이번 ‘박지원 비대위’는 창업주이자 당의 상징과도 같은 안 전 대표가 빠진 국민의당의 향후 역학구도를 가늠게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면면에 관심이 모아졌다.

창당 이후 이른바 친안(친안철수)계와 호남 출신 그룹간 긴장관계가 이어왔다는점에서다.

이번 인선은 지역·성별·연령·선수·원내외 등을 고루 배분하는 ‘탕평’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박 위원장을 포함, 총 12명으로 이뤄진 가운데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가 6명씩으로 원내외 균형을 맡췄고, 지역별로도 호남 4명, 수도권 3명, 충청 2명, 대구·경북 2명, 부산·경남 1명 등 안배가 이뤄졌다. 성별로는 여성이 4명이며 청년 몫으로 2명이 배치되는 등 노장청의 조화도 감안됐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안철수 당이기 때문에 계속 안철수 이미지로 갈 것”이라는 자신의 말대로 친안계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반면 현역의원 대다수가 호남인데 반해 호남 출신은 박 위원장을 포함해 4명에 그치는 등 호남색은 빼고 안철수 색깔은 유지한 모양새가 됐다. 박 위원장은 인선 과정에서 안 전 대표와 긴밀히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에서는 김성식·신용현 의원이, 원외 인사 중에서는 기존 최고위원이었던 한현택·이준서 위원을 비롯해 지난 총선에서 각각 비례대표 16번과 18번을 받았던 정중규·김현옥 위원 등 6명이 안 전 대표를 통해 발탁됐거나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권은희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전략공천한 인물이다.

안 전 대표가 잠시 당 전면에서 빠졌지만, 실질적 오너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철수당’의 면모는 유지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자칫 호남 일색으로 비대위가 꾸려질 경우 안 전 대표가 상징했던 새정치 이미지가 퇴색하는 한편으로 지역당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은 야당의 뿌리로, 호남의 승리 없는 야당의 승리는 없다”면서도 “호남만 갖고도 안되기에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외연을 확대하지 않으면 거기에서 끝난다”고 강조햇다.

그는 자신을 포함, 기존 요직에 배치된 호남 출신 인사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지역안배를 통해 콤비네이션(조합)을 해주지 않으면 마치 호남향우회 국민의당 지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비대위 인선을 놓고 차기 대권과 당권의 분점으로 상징되는 안 전 대표와 박 위원장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위원장이 안 전 대표 뿐 아니라 원로그룹과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박주선 의원 등 당내 주주들과 인선 내용을 미리 상의하는 등 사전정지 작업에 나서면서 호남 쪽에서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기 보다는 일단 관망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박 위원장의 호남내 독주를 견제하려는 기류가 적지 않은가운데 불씨는 잠복한 상황이다.

‘호남 소외론’을 내세운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이나 조기 전대론 등이 언제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돼온 전남 출신 주승용 의원을 비대위원에 임명한 것을 두고 분리론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게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고개를 들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에 대해 “아직 (말) 하는 사람이 없더라.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선을 그었고, 조기전대론에 관해서도 “그런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차단막을 쳤다.

박지원 비대위는 7일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에 이어 첫 회의로 공식행보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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