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 반대에 하루만에 혁신비대위서 ‘재논의’ 시사
새누리당이 14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날짜를 놓고 내부 불협화음 조짐을 보이면서 혼선을 빚었다.전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오는 8월 9일 개최를 결정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올림픽 및 휴가 기간과 겹친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자 하루만에 재논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대 총선 참패 이후 계파 갈등에 따른 비대위 구성 난항, 일부 국회 상임위원장 합의 선출 불발, 혁신비대위 활동 부진 등에 이어 당이 과연 환골탈태할 자세가 돼있느냐는 비판적인 지적도 나왔다.
정진석 원내대표 주재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은 혁신비대위가 전날 결정·발표한 전대 일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변경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8월 9일까지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이 걸린 게임이 23개이고, 축구도 두 게임이나 예정돼 있다”면서 “그날 전대를 하면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기 당 대표는 당선 후 일주일이 골든타임인데 8월 9일에 하면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날짜에 전대를 하겠다는 것은 우리 당이 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박(비박근혜)계 혁신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도 “나는 어제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8월 30일 개최를 요청했었다”면서 “오늘 오후 회의에서 심도있게 논의해서 결판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태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조기에 하려면 8월 초나 7월 말에 하는 게 좋고, 아니면 8월 말에 해야 한다”면서 “(8월 9일은) 휴가철이 끼어 있고, 올림픽이 끼어 있다”면서 혁신비대위 결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 참패의 ‘친박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친박 주류에서 ‘8월 9일 개최안’을 밀었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그런 소설이 어디 있느냐”면서 “비주류에서 (8월 9일 개최를) 많이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전대 일정에 대한 이견이 잇따르자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혁신비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면서 “(올림픽 기간과) 겹친다는 지적이 있었으므로 오늘 회의에서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밝혀 시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