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각수 前대사 “위안부 ‘이견 있는 합의’지만 평가받아야”

신각수 前대사 “위안부 ‘이견 있는 합의’지만 평가받아야”

입력 2016-06-10 14:03
업데이트 2016-06-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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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거사 되돌리기·손가락질·서두르기’ 3NO 준수해야”

신각수 전(前) 주일대사는 10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합의한 ‘이견 합의’라면서도 “합의를 통해 해결의 기회를 잡은 것은 한일관계에 중대한 의미”라고 밝혔다.

신 전 대사는 이날 한양대 일본학 국제비교연구소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 상생을 위한 인문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일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전 대사는 “이번 합의는 법적 책임을 주장하는 한국 입장과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타결됐다는 일본 측 입장을 절충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완전히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법적 해결이 어려운 가운데 고령의 피해자분들이 생존해 계시는 동안 해결해야 한다는 시급성에서 이뤄진 일종의 ‘이견 합의(agrement to disagree)’에 해당하는 정치적 합의”라고 평가했다.

신 전 대사는 “합의 이행을 통해 실질적 결과를 도출하는 작업이 남아 있지만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가기 위한 큰 걸림돌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 문안을 읽어보더라도 (일본 측의 10억엔) 자금 출연이 소녀상 문제와 연계됐다고 할 수 없다면서 “소녀상 문제는 문제해결의 입구가 아니라 성실한 이행을 통해 이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출구에서 이행결과로서 실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한일 간 역사화해를 위해서는 양국 모두 과거사 해결을 위해 해온 노력을 되돌려서는 안되고(No Backtracking), 가해자는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흩트리지 말아야 하고 피해자는 관용으로 받아들여야 하며(No Finger Pointing, 손가락질 금지), 역사화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인식하고 착실히 쌓아가야 한다(No Rush)면서 최소한 이들 세 가지 행동준칙(3 NO)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대사와 비슷한 시기에 주한 일본대사를 지낸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대사도 기조발제를 통해 “한일 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국민감정과 서로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점을 들 수 있다”면서 “정상 간 신뢰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사는 2011~2013년 주일 한국대사를, 무토 대사는 2010년 9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주한 일본대사를 지냈다.

무토 전 대사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을 배려한 합의”라면서 “당당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합의(이행)가 구체화되면 소녀상에 대한 전망도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독도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논거를 들면서 “한국에 이견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오늘 논쟁할 생각은 없다”면서 “일본 측에도 합리적 견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감정적 갈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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