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원장’이 최대 복병...원 구성 협상은 ‘대선 전초전’

‘운영위원장’이 최대 복병...원 구성 협상은 ‘대선 전초전’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6-03 10:37
업데이트 2016-06-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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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정감사 권한 쥔 운영위원회

與 “청와대를 지켜라”
野 “청와대 흔들어 정권교체”

국회 운영위원장이 여야 원 구성 협상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운영위원회는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 권한을 쥐고 있는 상임위원회다.

새누리당은 운영위원장이 야당의 손에 넘어갈 경우 야당의 ‘청와대 흔들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 청와대가 휘청거리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운영위원장만큼은 기필코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권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운영위원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에 대한 강도 높은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문제점들을 정권 교체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청와대가 배후에 있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며 “이 시점부터 청와대는 빠져라. 여야 원내대표가 자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압박했다. 원 구성 협상에 청와대가 연루돼 있고, 협상의 핵심이 운영위 쟁탈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런 여야의 운영위원장 사수 의지는 ‘국회의장 사수’라는 주장으로 표출되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 의장과 운영위원장은 대부분 같은 당 혹은 연합정당이 동시에 맡아 왔기 때문에 두 자리는 ‘패키지’로 인식된다.

15대 국회 전반기(1996~1998년) 의장과 운영위원장은 여당인 신한국당이 차지했다.

15대 국회 후반기(1998~2000년) 의장은 야당인 자유민주연합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가져갔지만, 두 정당은 ‘DJP연합’을 통한 연합정당이었기 때문에 한 당이 차지한 것과 다름 없었다.

16대 국회 전반기(2000~2002년)에도 의장과 운영위원장 모두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맡았다. 17대 국회(2004~2008년)부터 19대 국회(2012~2016년)까지 내내 여당이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동시에 맡았다.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가진 사례는 16대 국회 후반기(2002~2004년)가 유일하다. 당시엔 의장을 야당인 한나라당이, 운영위원장을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가져갔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한 정당에서 동시에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여당’이라는 이유로, 더민주는 ‘원내 1당’이라는 명분으로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이 청와대 견제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인 동시에 내년 대선 전초전인 셈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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