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이인제 변호사 복귀, 김태호 김재원 美·中 유학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서 국회 재입성을 스스로 포기했거나 입성에 실패한 여야 중진 인사들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일부는 외국으로 배움의 길을 떠나는가 하면, 또다른 일부는 정치가 아닌 국내의 다른 영역에서 활동기반을 마련, 재충전과 함께 향후 재보선이나 4년 후 21대 총선에서 정치권 복귀를 위한 와신상담에 들어갔다. 아예 ‘제2의 인생’을 개척하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다.
지난해까지 박근혜 정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황우여(5선) 전 의원은 내달 1일부터 경기도 소재 용인대학교 석좌교수로 강단에 선다. 동시에 판사 출신의 경력을 살려 지역구였던 인천에 변호사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황 전 의원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지와 성원을 ‘동네변호사’와 ‘교육자’로서 지역사회에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이인제(5선) 전 의원 또한 법조인으로 돌아간다.
이 전 의원은 변호사 수 기준으로 국내 10위권의 로펌인 아주대륙의 고문변호사로 갈 예정으로, 현재 국회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내일 19대 국회가 끝난다. 나의 공인생활도 28년 만에 막을 내린다”며 “영광과 오욕이 점철된 시간이었다. 이제 야인으로 돌아가지만, 국난을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여는 소명에 헌신할 각오”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20년을 갈고닦은 지역구를 놓친 이재오(5선) 전 의원은 아직 별다른 활동 계획을 밝히지 않은채 지역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고향을 방문하는 등의 ‘낮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29일에는 지역구인 은평구 소재 불광천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기도 했다.
19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새누리당 정두언(3선) 전 의원은 한 종합편성채널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맡으며 방송인으로서의 새 출발에 나섰다.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태호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잠시 미국으로 떠난다”면서 “더 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배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완구 전 원내대표 아래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김재원(재선) 전 의원은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빙돼 지난 24일 출국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아래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조해진(재선) 전 의원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에 적을 두고 지역구 활동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더민주 우윤근(3선) 전 원내대표는 오는 7월 미국으로 출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내며 미국 대선 등을 지켜볼 예정이다. 일단 1년 일정을 잡고 있지만, 국내 대선 상황 등에 따라 조기 귀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우 전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미국 대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정치의 한복판인 워싱턴DC에서 대선을 지켜보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식상함 등 한국 정치에 주는 시사점 등을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3선) 전 의원은 일단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진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방송 등에서 출연 요청이 제기된 가운데 모 일간지에 고정적으로 글을 연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향후 대선 국면에서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유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 좀 쉬고 싶다”며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가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기정(3선) 전 의원은 총선 이후 호남에서 낙선한 김성주 신정훈 전 의원 등 ‘86그룹’ 의원들과 자주 접촉하며 호남 민심 복원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조만간 독일에 6개월 정도 머무르며 협치 시스템에 대해 공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의원은 “아무도 호남 패배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대선 주자를 세우면 지지가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은 안일한 생각”이라며 “새로운 호남의 정치를 어떻게 만들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전병헌(3선) 전 의원은 해외에 잠시 나가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다.
오영식(3선) 전 의원 역시 “그동안 의정 활동을 정리하고 있다. 조만간 글로 옮겨볼 생각”이라며 “잠시 중단했던 경영학 박사과정 논문도 마무리하겠다”고 근황을 전했다.
역시 낙천한 정청래(재선) 전 의원은 국회의원 활동 내용을 소개하고 좋은 국회의원 감별법 등을 담은 책인 ‘국회의원 사용법’(가제)를 쓰면서 손혜원 의원 등과 함께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