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중관계 메시지·김정은 방중은 아직 요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약 3년 만에 중국 관련 외부활동에 나서 북중간의 ‘친선’도 언급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김 위원장은 우리의 상무팀에 해당하는 소백수 남자 농구팀과 중국 올림픽 남자 농구팀 간 친선경기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과 중국 두 나라 체육인들이 두터운 친선의 감정을 안고 멋들어진 경기 동작들로 훌륭한 경기를 펼쳐 보인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에 특사로 파견된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도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김 위원장이 중국 관련 외부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 7월 29일 6·25전쟁 당시 인민지원군으로 참전한 중공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안장된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지난 9일 김정은에게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데 대한 축전을 보낸 이후 한 달도 안돼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에 따라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다시 급격히 냉각된 북중관계에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나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 정상이 이처럼 주고받기식 행보를 보인 것은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이로 관계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에서 일종의 ‘응수타진’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북중간의 간접적인 접촉은) 중국이 북한을 버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북한도 중국에 관계개선의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북한 입장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과 관계개선이 필요하고 중국도 북한과 적대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중 지도자들의 이런 모습은 서로간의 떠보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형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중간의 관계개선과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 모두 아직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 소장은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에 대해 성의를 보여야 하며, 적어도 동결해야 한다는 얘기가 필요하다”며 “이런 것 없는 관계개선은 북중 모두에게 부담이 너무 크며, 김정은의 방중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최룡해가 함께 경기를 지켜본 것은 최룡해가 여전히 대외관계 카드로 살아있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룡해가 중국에 갈지 안 갈지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달라진 언급과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