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재진입체’ 시험, 초기 단계로 추정…전문가 분석

北 ‘ICBM 재진입체’ 시험, 초기 단계로 추정…전문가 분석

입력 2016-03-15 16:27
업데이트 2016-03-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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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풍동실험실서 방열·진동방지·유도제어 등 정밀시험 거쳐야”“이번에 1천도 이상의 방열시험만 공개”…KN-08 탄두 상단부분과 모양 흡사

북한이 15일 공개한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 시험은 초기 단계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탄도로켓 전투부(탄두) 첨두’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첨두는 탄두를 감싸는 재진입체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핵보유국은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고열과 마찰, 진동 등을 줄이기 위해 재진입체를 원뿔형으로 제작하는 데 북한은 버섯 머리 모양의 둥근 형태의 재진입체를 공개했다. 이 재진입체 모양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개량형 ICBM인 KN-08 미사일의 탄두 상단 부분과 흡사했다.

노동신문의 사진을 보면 북한은 10여m의 철제 시험대에 노동미사일의 엔진 노즐 1개를 이용해 고정한 다음 아래에 검은색(상단)과 파란색(하단)이 칠해진 재진입체를 놓고 고열을 발사했다.

북한이 지난달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1단 추진체는 노동미사일 4개를 묶었다. 추력을 온도로 계산해보면 1개 엔진 노즐에서 1천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방열시험 후 재진입체는 불에 탄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났지만 버섯 머리 모양의 외형은 변하지 않아 고열에 견디는 재질로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재진입체 재질이 케블라 섬유나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추정되며 외관상 탄소섬유는 아닌 것 같다”면서 “겉면에 일부 섬유질이 노출되어 있지만 속은 타지 않은 것으로 미뤄 고온의 열에 상당히 견뎌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진입체가 탄두를 모두 감싸려면 이번에 공개된 것보다 더 커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기권 재진입시 마찰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만 시험한 것 같다”면서 “앞부분만 성공하면 뒷부분까지는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재진입체 시험은 초기 단계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핵보유국들은 마하 6~7가량의 초음속 바람이 나오는 초고속 풍동실험실에서 정밀한 시험을 하는 데 북한은 재진입체에 고열을 쐬는 정도의 초기 단계 시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재진입체 시험은 초고속 풍동실험실에 해야 하며 우리나라도 외국의 풍동실험실을 이용해 시험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은 이번에 첫 단계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CBM을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렵고 핵심적인 기술이 재진입체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지상에서 발사한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면 6천~7천도의 엄청난 고열과 마찰열 등이 발생하는 데 이런 악조건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것이 재진입체이다.

따라서 재진입체를 개발하려면 전문 초고속 풍동실험실에서 대기권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방열시험과 진동방지, 자세제어, 유도조종 등의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한은 이번에 대기권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지 않은 채 1천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방열시험만 했기 때문에 재진입체 개발에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공개한 개량형 KN-08의 탄두 맨 앞부분처럼 둥근 모양의 재진입체는 대기권 재진입시 저항을 많이 받아 자세제어 추력기가 있다고 해도 수직으로 낙하하지 못할 수도 있고, 낙하 속도를 떨어뜨려 요격미사일로 요격될 확률도 높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핵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해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구형 물체를 공개하고 초보적인 재진입체 시험장면까지 공개하면서 많은 기술을 노출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오히려 북한의 ICBM 개발 기술 수준이 그렇게 정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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